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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퇴진 당내 첫 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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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퇴진 당내 첫 공론화

입력
2003.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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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江澤民·76·사진)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의 전면 퇴진 문제가 당 내부에서 처음으로 공론화했다.CNN 방송은 16일 베이징(北京)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쑹핑(宋平), 완리(萬里), 차오스(喬石) 등 당 원로들이 이달 초 공동으로 당 중앙에 건의서를 보내 장 주석의 군사위 주석직 조기 이양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이들은 건의서에서 장 주석의 퇴진은 최고지도부의 연소화를 촉진하고 당과 정부 업무의 순조로운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10월에 개최되는 16차 당 대회가 적절한 퇴진 시기라고 제안했다. 이들은 후임자를 명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역학상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가 가장 유력하다.

이들 원로의 건의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정치행태를 고려할 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장 주석과 원만한 사이는 아니다. 당 조직부장 출신의 쑹핑은 후 총서기와 정치적 스승으로 불릴 만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장 주석과 최고지도자 자리를 다퉜던 차오스는 1997년 15차 당 대회에서 장 주석의 퇴진을 강요했다. 홍콩 일간 둬웨이는 이번 원로들의 건의는 후 총서기의 국정 수행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이자 장 주석의 파벌정치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스(SARS·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퇴치 과정에서 장 주석과 쩡칭훙(曾慶紅) 국가 부주석 등 상하이방(上海幇)이 보여준 소극적 행태에 대한 불만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후 총서기(군사위 제1부주석)가 군권을 갖지 못해 형식상의 최고지도자에 불과하다는 대내외적 시각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CNN과 둬웨이는 장 주석 퇴진 문제가 올 여름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열리는 지도부의 비공식 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둬웨이는 그러나 장 주석의 조기 퇴진을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장 주석이 14년간의 집권 과정에서 당과 군부에 심어 놓은 강력한 친위세력이 여전히 그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세대와 4세대 지도부가 권력을 공유하는 현 체제의 종식 여부는 일단 10월의 당 대회가 시작돼야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 주석이 제도적으로는 2007년까지 군권을 유지할 수 있지만 내년까지는 퇴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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