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좋아하는 많은 팬들이 시청자, 독자이기 때문에 스포츠와 미디어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스포츠 팬과 뉴스 수용자 집단이 중복된다는 사실은 월드컵이나 올림픽이 열릴 때 많은 시간과 지면을 할애하는 언론보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뉴스가 되느냐 마느냐의 한 기준이 관심 갖는 사람의 수라고 한다면 두 이벤트의 언론보도는 지구상에 스포츠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따라서 시청자와 독자의 관심분야에서 기사거리를 찾는 미디어와 많은 팬을 경기장으로 자주 오게 하는데 마케팅 초점을 맞추는 스포츠단체는 자의든 타의든 공생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스포츠단체의 마케팅 전략중 하나가 스포츠에 무관심한 사람을 경기장을 자주 찾는 열성 팬으로 만드는 것이다. 스타플레이어나 고향 팀, 모교 등의 요인으로 특정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되는 입문단계부터 자신도 모르게 특정 팀이나 선수의 열광적인 팬으로 변신하는 단계까지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필수사항은 경기일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이다. 경기일정표, 팬 북, 팜플렛 발행, 홈 페이지 게시 등이 일정을 알리는 대표적인 수단이지만 배포수량이나 배포범위 면에서 뉴스를 따라 갈 수가 없다. 물론 미디어가 아무 일정이나 뉴스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스포츠단체 홍보 팀의 테크닉에 따라 경기일정이 자연스럽게 뉴스가 되는 경우도 있다. 부상선수의 극적인 재기나 빅 리그 선수의 국내복귀 같은 뉴스가치가 충분한 호재에 일정을 덧붙이는 게 대표적인 기법이다.
스타의 재기나 복귀는 팬들의 관심 사항이라 뉴스가 될 확률이 높지만 표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몇 일' 등판하는가를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 또 뉴스로 채택될 때는 반드시 언제(when)가 들어가게 되어있기 때문에 스포츠단체의 홍보 팀은 한 줄의 뉴스라도 더 나오게 할 소재를 찾는데 혈안이 된 사람들이다.
얼마 전 논란은 있었지만 안정환의 대표팀 전격합류와 출전불발도 대한축구협회의 마케팅 측면에서만 본다면 성공적인 홍보로 볼 수 있다. 사실 아르헨티나 전이 언제 열리는지 모르는 팬들도 많았겠지만 '훈련소에 있던 안정환이 대표 팀에 전격 합류한다'는 사실의 보도로 경기날짜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물의가 일자 대한축구협회가 "비록 많은 팬들의 희망 사항이었다고는 하지만 진지한 고려가 부족했음을 인정합니다"라고 신속하게 사죄한 것도 깔끔한 처리였다. 병 주고 약 주는 협회 홍보 팀의 고급기술이 축구 표 파는데 일조를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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