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경선이 17일로 'D-7'을 맞았다. 전당대회는 26일 열리지만 22만7,000여명이 참여하는 투표는 이틀 앞선 24일 실시되기 때문이다.현재 판세는 강재섭 김덕룡 서청원 최병렬 후보의 '4강'과 이재오 김형오 후보의 '2약' 구도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각 후보 캠프의 여론조사 결과다. 뚜렷한 선두주자 없이 4강의 각축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아직도 30%를 넘고 있는 사실도 섣부른 예측을 불허한다.
이런 가운데 16일자 중앙일보는 13,14일 양일간 한나라당 선거인단 1,5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도 조사결과를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보도에 따르면 최병렬 서청원 후보가 각각 23.9%, 21.6%로 1,2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강재섭(16%) 김덕룡(14.7%) 이재오(2.2%) 김형오(1.5%) 후보의 순이었다. 경선판도가 '4강 2약'에서 '2강 2중 2약'으로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청원 강재섭 김덕룡 후보측은 여론조사 모집단 선정의 신뢰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일제히 반발했다. 이들은 "각 후보진영에만 배부된 선거인단 명부를 언론사가 입수한 것은 특정후보측이 유출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지지하는 선거인단의 휴대폰 번호를 제공하는 등 자신에게 유리한 수치가 나오도록 유도했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후보측 관계자는 "전당대회 및 지구당 추천 대의원 등 소위 진성(眞性)당원과 중앙당 추천의 일반당원 투표율은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무시하고 각각의 인원비율에 따라 모집단을 정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설령 이 조사결과가 최근 판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도 투표일까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최·서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당내 인지도와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뜻한다. 최 후보는 수석부총재를 지낸 뒤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전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이력이 어필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 후보는 지난 대선의 '대표 프리미엄'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지구당위원장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그러나 선거전 종반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이번 경선의 또 다른 화두인 '변화와 개혁' 돌풍이 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경우 강재섭 김덕룡 후보가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예상치가 20%에서 40%까지 오르락 내리락 하는 투표율과 일부 후보의 막판 연대 가능성도 당권향배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드는 변수들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