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당국이 최근 북한이 항공편을 이용, 미사일 등을 외국에 수출했을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특히 주의 깊게 추적하고 있는 대목은 최근 수 차례에 걸쳐 이뤄진 북한과 이란의 항공기를 통한 무기거래 여부. 미국은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첩보위성을 통해 이란 IL-76 수송기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6차례나 북한 순안공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이란으로 직행한 사실을 포착한 뒤 내용물 확인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 크기 등을 감안했을 때 탄두와 몸체를 분리한 노동 미사일이 실려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소식통은 "우리 당국에서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올해가 북-이란 수교 30주년 기념인 해라서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게 미사일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도 "화물 컨테이너의 크기 등으로 내용물을 추정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미사일인지는 쉽게 알 수 없다"면서 "다만 북한이 항공기를 이용해 무기를 수출하는 것은 수 년 전부터 있어 왔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사실 북한의 미사일 등 무기수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 스스로도 "미국의 항시적인 군사적 위협을 막기 위한 자위책으로 미사일을 생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실제 지난 해 12월9일 미국의 요청을 받은 스페인 해군이 아라비아해 공해상에서 미사일을 싣고 예멘으로 향하던 북한 화물선 '서산호'를 나포하기도 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북한이 '서산호 나포사건'처럼 합법적인 해상로를 통해 무기를 수출할 경우 미국의 의지에 따라 저지될 수 있다고 판단, 무기 수출 방법을 항공편으로 전환했느냐 여부다. 이와 관련,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예년에도 1년에 3∼4차례씩 항공기를 통해 이란에 무기를 수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이 지난 해 서산호 나포사건 이후 미사일 등 무기 수출 통로를 공로로 전격 전환했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북한이 항공을 이용해 화생방 무기나 무기급 플루토늄 등 핵 무기 재료까지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미국의 고민이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기 위한 합법적인 제재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거듭 촉구하는 이유는 항공편을 통한 무기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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