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이사회가 진통 끝에 SK글로벌 회생을 위한 출자전환을 확정하자 SK그룹 계열사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16일 거래소시장에서 계열사 지원을 받게되는 SK글로벌과 SK증권은 일찌감치 상한가로 치솟은 반면, 지원 부담을 져야 하는 SK(주)와 SK텔레콤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SK(주)는 장 중 한때 1만원대까지 떨어졌으나 낙폭을 만회하며 3%하락한 1만1,300원으로 마감했고 SK텔레콤도 2% 떨어진 19만4,500원에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은 이미 예상된 것인 만큼 이날 시장에서는 오히려 SK(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심상찮은 '주식 사재기'에 관심이 쏠렸다. SK(주)가 8,500억원 규모의 매출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투자한 셈 치는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SK(주)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지분율을 41.67%까지 높였다. 이 같은 외국인 지분율은 사상 최대 규모로 올 3월 25%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4월말부터 2개월 동안 꾸준히 외인 지분율이 증가했다는 점을 들어 외국계 투자자들 사이에 임시주총 소집을 통한 표대결 등 모종의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SK(주)의 SK글로벌 지원에 대해 증권사들은 '주주가치 훼손', '지배구조의 퇴보'라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SK 이사회 결정을 현대차그룹의 현대카드 증자 참여와 연결지으며 "한국의 지배구조를 퇴보시키는 성격의 사건"으로 평가하고 한국증시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SK(주)의 SK글로벌 지원으로 인해 주주가치에 대한 우려가 발생했다"며 '비중축소'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박대용 수석연구원은 "SK(주)는 출자전환은 물론 앞으로 채권단이 요구한 EBITDA(법인세와 이자 및 감가상각비 차감 이전의 영업이익)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지원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