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내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른 대표적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한컴)와 나모인터랙티브(나모)가 새로운 경영진을 맞으면서 조직을 정비,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한컴은 지난달 프라임산업을 최대주주로 맞아들인 후 9일 프라임벤처캐피탈의 백종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김근 전 사장을 퇴임시켜 노조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폴류(류한웅) 전 사장은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컴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사옥을 프라임상호저축은행에 181억원에 매각하고, 21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했다. 백종진 신임 사장은 "한컴의 브랜드와 사옥 매각으로 들어오는 현금을 바탕으로 컴퓨터 교실 등 새로운 사업을 벌여 나가고, 한컴을 소프트웨어 지주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컴퓨터 교실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한컴 제품을 어린 시절부터 이용하도록 해 이용자 저변을 넓히려는 측면에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아래아한글 개발 등 기존 사업은 그대로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호환성을 크게 강화한 아래아한글의 차기 버전에 넥스소프트, 한컴리눅스, 하우리 등 토종 소프트웨어 업체 3사의 제품을 통합, '한컴 오피스 2004'(가칭)를 내놓기로 했다.
박흥호 사장이 물러나고 세중그룹이 경영권을 쥐게 된 나모도 재도약을 준비중이다. 나모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세중나모인터랙티브'로 변경하고 이사회를 열어 세중그룹의 천신일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나모측은 그러나 천 회장이 자금 부문만을 맡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공동대표 체제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모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박 사장 측근들이 물러나 110여명에 가깝던 인력이 85명 수준으로 줄었다"며 "그러나 이제 직원들이 하나가 돼 다시 시작해 보자는 결의를 다진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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