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에 얻은 최고 브랜드의 가치를 오래도록 지켜갈 결심입니다."스포츠·등산용품 전문업체인 (주)K2코리아의 정영훈(35·사진) 사장은 누구보다도 '브랜드'를 중시하는 사람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업체들의 성공 비결이 브랜드 활용이었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대한 그의 신념은 뿌리깊은 경험에 바탕하고 있다. 그의 회사에서 만드는 K2 등산화는 수십 여년간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파워 브랜드' 상품이다. 안전화 부문은 시장 점유율이 80%에 이른다. "뛰어난 품질과 성능으로 '최고의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면 그 명성은 쉽사리 무너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그 명성에 기대어 상품을 선택하게 마련이죠."
K2 브랜드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창업주이자 선친인 정동남 전 사장의 공이 크다. 1960년대 무교동의 작은 구둣방을 경영하던 그는 우리나라에 등산화라는 개념도 제대로 없던 시절, 외국산 등산화 수백켤레를 뜯어보며 한국인의 발에 맞는 등산화를 개발하기 위해 혼신을 기울인 이 분야의 선각자다. 70년대 초 출시된 국내 최초의 등산화 '로버'도 그의 작품이다.
최초의 제품을 최고의 제품으로 이어가는 데 혼신을 다해온 아버지의 장인정신은 아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정 사장은 "어떤 상황에도 제 기능을 다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 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 고어텍스 등산화다. 질기고 탄력성이 뛰어나면서도 땀이 차지 않아 등산화가 갖춰야 할 이상적인 기능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또 우리나라 산이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착안, 미끄러지지 않고 내구성이 강한 소재의 '오메가 밑창'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모두 지난해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제품들이다.
지난해 K2코리아는 340억원의 매출에 4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불황이지만 매출실적이 30%가량 올랐다는 설명이다.
올해 매출목표는 500억원. 정 사장은 "상장이나 코스닥 등록도 가능하지만 외부 자금을 활용한 기업확장보다는 축적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경영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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