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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SK 결정"의 得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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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SK 결정"의 得失

입력
2003.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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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10시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본사 2층 SK그룹 기자실. 50여 명의 기자들이 진을 친 가운데 SK(주) 홍보팀 관계자는 이날 무려 11시간이나 걸린 이사회 결과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이사회는 무엇이 SK(주) 이익에 가장 잘 부합하는가 하는 관점에서 철저한 상업적 판단에 따라 출자전환 등의 결정을 내렸다."SK(주)의 출자전환 8,500억원 등 SK글로벌 지원안이 SK(주) 이사회를 통과함에 따라 SK글로벌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정상화의 길을 밟게 됐다. 이사들이 법적 소송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부결에 따른 'SK글로벌 청산, 최태원 회장 지분 매각, 그룹 해체, 계열사 유동성 위기, 회사채 시장 급랭'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해 간 것이다.

그러나 경제 전반으로 봐서 얻는 것이 많은 결정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잃는 것도 적지 않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SK(주) 이사회의 결정은 '한국 주식회사'의 오랜 관행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고, 다우존스 뉴스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를 희생시켜 위기에 처한 계열사를 지원하는 한국 재벌의 관행이 또다시 드러난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들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4,300억원대의 자본잠식 상태에서 분식회계까지 저지른 기업이라면 당연히 퇴출되는 게 시장원리다. 채권단이 SK글로벌 연간 영업이익 목표 미달 시 그룹 차원의 추가 출자를 요구하는 것도 그룹 지원 없이는 정상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것이 어떻게 상업적 판단이란 말인가. SK(주)는 이제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SK글로벌 못지않은 험난한 길을 가야 할 것이다." SK(주)의 한 젊은 직원이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김관명 경제부 기자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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