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는 16일 전응덕(全應德·71) 한국광고단체연합회 회장 등 KBS 이사와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EBS 이사와 감사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노성대 위원장은 "공모를 통해 추천된 총 200명의 후보를 방송계 학계 시민단체 등 분야별로 심사해 선정, 해당 이사회에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방송위는 이번 인선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이사진의 연령대가 크게 낮아지고 여성 비율이 높아진 점을 꼽았다. KBS 이사진에는 40대 2명이 포함돼 평균 연령이 57.4세로, 전 이사회(임명 당시 64.4세)보다 7세나 낮아졌으며, 방문진 이사도 40대 1명이 포함돼 평균 연령이 종전 62.3세에서 58.4세로 4세 가량 낮아졌다. KBS의 경우 여성 이사가 종전 1명에서 3명으로 늘었다.
또 KBS와 방문진에 1명씩 지역언론단체 등에서 활동해 온 지방대 교수를 넣어 그 동안 소외돼 온 지역 여론의 전달 통로를 마련하고, 시민·사회단체 등이 공동 추천한 후보 가운데 KBS 3명, 방문진 2명, EBS 1명을 선임한 것도 눈에 띈다.
방송 위원들이 여론 수렴 없이 일방 선임하던 종전 방식과 달리 공모를 거치고 각계 대표성을 고려했다는 점은 진일보했지만, 이사 면면을 보면 여전히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고 공영방송의 이사로는 적합치 않은 인사도 상당수 포함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에서 "정치권에서 내정설이 나돈 인물이나 반개혁적 수구 언론사에 몸담았던 인사가 포함되는 등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또 전응덕 광고단체연합회 회장이 KBS 이사로 연임된 데다 그 동안의 연장자 우대 관행으로 보아 이사장이 유력시되고 있고, 방문진 이사에 광고주협회 관계자가 처음으로 선임된 것을 두고 광고주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MBC 노조는 성명을 통해 "특히 프로그램에 부당한 압력을 넣은 전력이 있는 김이환 광고주협회 부회장의 이사 선임은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KBS 이사는 방송위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며, 방문진과 EBS 이사는 방송위원장이 18일 임명장을 전달한다. 임기는 모두 3년이다. 다음은 이사 명단.
◇KBS 이사(11명) 전응덕 김우철(金宇哲·65) 삼성언론재단 연구위원, 이종수(李鐘秀·63) 광주대 언론홍보대학원장, 이영덕(李永德·58)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이형모(李亨模·57) 전 KBS 부사장, 윤수경(尹秀卿·57·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박범신(朴範信·57)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이영자(李令子·54·여)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김인규(金仁圭·53) 전 KBS 뉴미디어본부장, 김상희(金相希·49·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박원순(朴元淳·47)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방문진 이사(9명) 이상희(李相禧·74) 서울대 명예교수, 임국희(任菊姬·65·여) 전 MBC 아나운서, 최창섭(崔昌燮·61) 서강대 신방과 교수, 김이환(金貳煥·61) 한국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 민창환(閔昌煥·56) 전 MBC 전무, 이옥경(李玉卿·55) 시사여성주간지 '미즈엔' 대표, 이수호(李秀浩·54) 선린인터넷고 교사, 이범수(李範洙·53) 동아대 신방과 교수, 김형태(金亨泰·47) 변호사
◇EBS <이사(4명)> 윤충모(尹忠模·60) 서울산업대 강사, 손인식(孫仁植·58)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임상택(林尙澤·52) 민언련 부이사장, 조종흡(趙鍾翕·50) 동국대 영상영화학과 교수 <감사> 나형수(羅亨洙·64) 전 방송위 사무총장 감사> 이사(4명)>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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