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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릭 "8자스윙" 그린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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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릭 "8자스윙" 그린 정복

입력
2003.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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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와의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US오픈의 103번째 주인은 '골프황제'도 '황태자'도 아니었다. 우스꽝스러운 '8자 스윙'의 주인공 짐 퓨릭(33·미국)이었다.퓨릭은 16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올림피아필즈의 올림피아필즈골프장 북코스(파70·7,188야드)에서 열린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2오버파 72타를 쳐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72타로 스티븐 리니(호주·275타)를 4타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00만8,000달러를 챙겼다.

199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성, 라스베이거스인비테이셔널(3승) 등 고만고만한 대회에서 7승을 수확한 것이 고작이었던 퓨릭에게는 31번의 도전 끝에 만끽하는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의 기쁨이었다.

그것도 잭 니클로스(80년), 리 잰슨(93년), 타이거 우즈(2000년) 등이 세운 대회 72홀 최소타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호성적을 기록하면서 전세계 골프팬에게 정상급 선수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사실상 우승이 확정된 상태에서 마지막 홀을 플레이하는 동안 젖어드는 눈시울을 감추기 위해 모자를 꾹 눌러쓰고 있던 퓨릭은 "내가 꿈꿔왔던 것 이상을 이뤄냈다"며 목멘 소리를 했다.

지난해 유럽프로골프투어 상금랭킹 15위의 리니는 첫 출전한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 '깜짝 스타'로 부상했다. 유럽투어에서 4승을 올린 리니는 이번 준우승으로 퀄리파잉스쿨에서 2차례나 미끄러진 아픔을 달래며 내년 PGA 출전 카드를 확보했다.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골프황제' 우즈는 이날도 2오버파 72타로 부진을 거듭, 합계 3오버파 283타로 공동 20위에 그쳤다.

한편 이 대회에 앞서 2주 연속 우승했던 케니 페리(미국)는 이날 3타를 줄여 합계 1언더파 279타로 마스터스 챔피언 위어와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 퓨릭의 "8자스윙"이란

16일(한국시각) 우뢰와 같은 환호와 기립박수를 받으며 올림피아필즈골프장의 마지막 홀 그린으로 걸어오는 짐 퓨릭(미국)을 눈가를 훔치면서 뒤따르는 갤러리가 한명 있었다. 아들의 유일한 골프선생이었던 아버지 마이크 퓨릭. US오픈을 제패한 8자 스윙의 창시자가 바로 그였다. 연습장 프로 출신인 자신의 고단한 삶을 아들이 이어받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12살까지 골프에 입문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아버지 퓨릭. 그는 '아버지의 날(Father's day)'에 생애 첫 메이저타이틀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

아마추어에겐 8자 스윙은 금기중 하나다. 클럽헤드를 정상적인 스윙궤도의 바깥쪽으로 뺐다가 다운스윙 때 안쪽으로 당겨치다 보면 임팩트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타구의 방향이 제각각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퓨릭의 8자 스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확실한 바깥쪽 테이크어웨이를 통해 오버 스윙을 방지하고 다운 스윙때 정상 궤도로 진입, 일관성 있고 깔끔하게 볼을 쳐낸다. 그 결과 277.6야드(140위)에 불과한 드라이버 거리를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75.9%, 5위)와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70.6%, 11위)로 극복하면서 평균 타수 69타대(3위)의 견고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퓨릭은 어드레스 때 그립을 잡은 손이 허벅지에 닿을 정도로 몸에 밀착시킨다. 그 상태에서 클럽헤드가 약간 바깥쪽으로 향하면서 위로 쳐들며 톱에 이른 뒤 다운스윙 시작과 함께 8자를 그리며 정상 궤도로 들어오는 변칙이지만 안정된 스윙을 하고있다. '임팩트 전후 30㎝의 스윙궤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골프 경구에 충실한 셈이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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