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함께 들려주면 어떤 일이 생길까. 가령 좋은 소식은 로또복권 1등 당첨이고, 나쁜 소식은 그 복권이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라면?'블리트'는 시종 이런 울지도 웃지도 못할 상황을 겹쳐 놓음으로써 웃음을 노리는 프랑스 코미디 영화다. 여기에 유럽과 아프리카를 누비는 제법 큰 스케일에 호쾌한 사막 자동차 경주와, 파리 콩코드 광장의 놀이공원 회전 관람차 사이를 통과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을 비롯한 액션을 듬뿍 뿌려 넣었으니 꽤 괜찮은 웃음의 만찬이 될 만하다.
게다가 주인공은 '타인의 취향'에서 남성다운 체취와 부드러운 눈빛을 선보인 제라드 랑방이다. 문제는 친숙한 요리가 별로 없는 프랑스식 코미디 만찬이라는 것이다.
살인죄로 7년 째 복역 중인 몰테즈(제라드 랑방)는 간수 레지오(브누아 폴부르드)의 고해성사까지 들어주는 듬직한 모범수로 레지오를 통해 복권을 사는 게 유일한 낙이다. 멍하니 TV를 보다가 200억원 상당의 복권에 당첨되자 정신을 차리지 못하지만 아뿔싸! 복권은 레지오의 아내 폴린이 가지고 있다. 폴린은 아프리카 사막 자동차 경주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가 중이다.
레지오는 몰테즈에게 미안한 나머지 출근을 하지 못하고, 흥분한 몰테즈는 출소 6주를 앞두고 탈옥한다. 몰테즈는 복권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간수 레지오를 앞장 세워 아프리카로 향한다. 하지만 복권을 찾으러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경찰과 사막의 도적떼, 몰테즈에게 동생을 잃은 투르크 등이 뒤를 쫓는다. 프랑스식 '덤 앤 더머'의 웃음이 상큼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시간을 죽일 수 있는 영화다. 'Le Boulet'. 27일 개봉. 12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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