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들에게 가장 혹독한 시련을 주는 것으로 악명이 높은 US오픈의 진가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빛을 발했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케니 페리(3언더파·미국)와 파드리그 해링턴(2언더파·아일랜드) 등 6명. 화창하고 건조한 날씨로 딱딱하게 말라버린 페어웨이와 그린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파세이브에도 급급한 모습이었다. 이 대회에서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우승자 짐 퓨릭을 비롯해 스티븐 리니, 케니 페리, 마이크 위어 등 4명에 불과했다.○…첫날 깜짝 선두로 나섰던 톰 왓슨(54)이 루게릭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48)와 뜨거운 우정을 과시하며 대회를 마쳤다. 비록 선두와 12타나 벌어진 채 대회를 마쳤지만 왓슨은 18번홀을 마친 뒤 에드워즈와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그린을 빠져나갔다. 불치병에 걸린 친구를 보며 한바탕 눈물을 쏟아낸 왓슨은 "에드워즈와 나는 첫날 65타를 쳐 마술처럼 선두로 나섰다. 많은 추억을 남겼고 가슴이 따뜻해진 대회였다"고 말했다.
○…골프팬의 휘파람 소리에 놀라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8오버파로 무너진 비제이 싱(피지)이 또 한번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싱은 3번홀(파4)에서 사진기자들의 셔터 소리와 팬들의 휘파람 소리에 놀라 보기 퍼트를 놓치며 2타를 잃었다. 동반자 닉 프라이스(짐바브웨)가 사진기자들을 향해 점잖게 주의를 당부했으나 이후 싱은 페이스를 잃고 무너졌고 8번홀부터 무려 6홀 연속 보기를 범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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