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연합(EU)이 제소한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심의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조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16일 산자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EU는 11일 WTO 분쟁해결기구에 패널 설치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WTO 분쟁해결기구는 내달 말 제3국 인사로 패널(위원 3명)을 구성하고 정보수집과 당사국 구두주장을 들은 뒤 12월 최종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한-EU 조선분쟁은 EU가 지난해 10월 한국이 수출입은행을 통한 선박금융과 선수금 환급 보조, 부채탕감을 통한 구조조정 등으로 WTO 협정에 위배되는 보조금을 조선산업에 지원했다고 주장하면서 촉발됐다.
조선업계는 이번 분쟁심의가 올들어 지속돼 온 호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체들의 잇따른 대규모 수주가 한국 업체에 대한 타국 조선소들의 저가 수주 비난에 대한 근거로 작용, 심의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EU 회원국이 자국 조선소들에게 올 초부터 보조금을 지급한 사실 등을 들어 맞제소로 강력하게 반격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조선분쟁에서 처음으로 제재조치가 취해질 경우 영업 및 수출 환경이 악화할 수 밖에 없다"며 "이번 제소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정부차원의 적극적 대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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