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6일 경찰지휘관 대상 특강에서 '공무원 개혁 주체 세력' 발언이 "공무원의 개혁 방향을 제시한 것"임을 재차 강조한 뒤 자신의 구체적 구상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홍위병식 문화혁명' '공무원 편가르기'라는 비판에 대해 "한국이 문화혁명이 가능한 나라냐" "업무혁신 한다고 공직사회가 개혁파 비개혁파로 갈라지느냐"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13일 세무관서장 대상 특강에서 처음 내놓았던 이 구상이 즉흥적인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 "취임 후 골똘히 생각해 온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경찰청도 경찰혁신위, 경찰기획단을 발족하지 않았느냐"며 "여기에서 자율적 집회관리방안 등 업무혁신 방안을 만들어 개선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여러분이 편을 갈라섰느냐"고 반문했다. "이런 식으로 공식적인 혁신 주체를 만들자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노 대통령은 '비공식적 주체'에 대해 "무언가 바꿔보려고 아이디어를 내고, 건의서 제안서를 내고 혁신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렇게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사람들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대우 받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법적으로 주어진 의무 이상을 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으로, 말을 바꾸면 이 사람들이 혁신주체"라며 "이것이 혁신주체에 관한 내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들(혁신주체)이 좀 더 대우를 받을 때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것을 편가르기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편가르기' 비판을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이것을 막연히가 아닌, 좀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속에서 역동적인 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혁신의 내용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팔자를 고치는 것"이라며 "서비스 뿐 아니라 생산성이 높아져 공직사회가 국가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이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작은 정부가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정부를 하려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쌍방향의 대화를 통해 함께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공무원 스스로 개혁의 주체로 서 달라"며 "학습하고, 연수해 필요 없는 일은 버리고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이 조직에서 자리 보전만 하고 있을 때 국가가 어떻게 제대로 발전할 수 있느냐"며 "공무원 스스로 (개혁을) 해줘야 우리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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