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유죄면 이재용 상무도 유죄다?'최태원 SK(주) 회장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법원이 배임죄를 적용, 유죄를 선고하자 법원의 이 같은 판결이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의 '주식 상속'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법조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최 회장 소유의 워커힐 주식과 SK C& C가 소유하고 있던 SK(주) 주식의 맞교환에 대해 '최 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한 목적, 교환가격이 정해진 경위와 의도로 볼 때 유죄'라고 판시한 판결 내용이다. 이 판단은 1996년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에버랜드 주식을 주당 7,700원에 살 수 있는 전환사채(CB)을 다량 매입, 순식간에 삼성의 대주주로 떠오른 이 상무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후 에버랜드 CB가 이 상무가 매입할 당시 가격의 10배가 넘는 10만원에 거래된 점, 전체 CB 발행분 중 97%를 삼성 일가가 매입하는 과정에서 일반인의 매입 신청이 배제됐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상무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목적과 의도'에 대한 정황은 충분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같은 법조계의 해석에 대해 삼성측은 "96년 에버랜드의 CB 발행은 특수 관계인들에게 발행한 것이었고, 98년은 시장에서 주식을 사고 판 것으로 각각 세밀한 기준을 적용해 합당하게 평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 회장은 비상장 주식 자체를 거래한 것이지만 이 상무는 비상장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CB를 매입한 것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이를 동일하게 본다고 해도 법원이 이미 비상장 주식의 유일무이한 평가 방법은 없다고 명시한 만큼 배임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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