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투데이 포커스/"조흥銀 매각" 충돌위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투데이 포커스/"조흥銀 매각" 충돌위기

입력
2003.06.17 00:00
0 0

조흥은행 매각문제가 정부와 노조 모두 한치의 양보도 할 수 없는 극한대립으로 치닫고 있다.특히 이번 사태는 매각강행이냐, 매각철회냐 양자택일의 문제일 뿐 아니라 현대차와 철도 등 노동계 하투(夏鬪)의 양상을 판가름할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노·정간 타협의 여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조흥 노조는 한국노총 차원의 전체 노동계 이슈로 만든다는 계획이고, 정부는 파업여부와 관계없이 매각협상을 이르면 이번 주 내 속전속결로 끝낸다는 방침이다.

평행선 달리는 양측 주장

조흥 노조는 경영권 전체를 넘기는 일괄매각 대신 정부지분을 단계적으로 파는 분할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분할매각 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것보다 공적자금 회수규모가 1조원 이상 적어져 국민적 손실을 초래할 뿐 아니라, 민영화가 지연돼 대외 신인도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조흥 노조는 특히 매각강행은 2000년 정부의 독자생존 보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자시절 '제3자 실사를 거쳐 독자생존 및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2000년 7월 2차 금융구조조정 당시 우리(당시 한빛)·평화·광주·제주 은행에 대해서는 '독자생존 불가 판정' 을 내려 강제합병 조치를 취했으나, 조흥·외환 은행에 대해서는 '독자생존 가능 판정'을 내렸다.

재경부는 이에 대해 "2000년 결정은 공자금 추가 투입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것이었지 추후 매각을 않겠다는 얘기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의 제3자 실사 약속과 관련해서도 "1월 말 공자위에서 제3자 실사는 지분매각을 위해 매각가격의 적정성만 평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며 "독자생존은 외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정상 영업할 수 있다는 의미로, 지분매각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또 조흥 노조는 정부가 신한회계법인에 외압을 행사, 자산가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는 예금보험공사와 실사기관 간의 통상적인 협의 과정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속전속결 VS 장기전

조흥 노조는 17일에도 남자 직원들의 삭발식을 갖기로 하는 등 점차 투쟁수위를 높여 '25일 총파업→전산망 마비→30일 한국노총 연대파업' 등을 통해 전 노동계의 투쟁과 연계시킨다는 계획. 특히 전산이 마비되면 조흥은행과 거래하는 1,000만 명 개인·법인 고객들의 금융거래가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돼, 화물연대 파업때 물류대란에 버금가는 금융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신한지주와의 매각협상과 파업대처를 모두 속전속결로 끝낸다는 방침이다. 예금공사 고위관계자는 "파업여부와 관계없이 신속히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인 만큼 이르면 금주 중이라도 타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파업에 돌입할 경우 주동자를 즉시 형사고발하고 검거에 나서는 한편, 고객이탈 등 은행에 손실이 발생시 강도 높은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만일 예금인출 사태로 유동성 위기조짐이 보일 경우 영업정지 조치를 발동한다는 방침. 필요 시 공권력을 투입, 조기 해산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정부의 속전속결 원칙은 단순 엄포용이 아니다"며 "노조에 대한 청와대 기류의 선회를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대희 기자 dhnam@hk.co.kr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