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간통신업사업자들이 잇따라 투자규모를 축소하거나 긴축 경영에 들어가면서 수년동안 한국 정보통신(IT)산업의 성장을 주도해 왔던 통신업계에 성장 엔진이 바닥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들은 최근 경기 위축과 신규 사업 분야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침에 따라 허리띠를 바짝 조이고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두 업체는 투자를 늘리라는 정보통신부의 방침에 따라 올해 예정된 규모만큼의 투자는 할 예정이지만, 매출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전사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데이콤과 KTF 등도 올해 예정된 만큼의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겨우 수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통신업계의 성장 엔진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통신업계가 투자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는 것은 2.4㎓ 대역 무선랜과 모바일 결제 등 신규 서비스 가입자가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크게 늘지 않고 있는데다 IMT-2000이나 휴대인터넷 등 차세대 서비스의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올 초 KT는 무선랜 서비스인 '네스팟' 가입자 목표치를 최대 110만명으로 잡았으나, 6월 중순인 현재까지 약 21만명만 가입, 최소 목표치였던 50만명 돌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대대적인 TV광고와 함께 휴대폰 내장 스마트카드인 '모네타'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현재까지 이용자가 4,000여명에 불과하다. 2000년 당시 '꿈의 이동통신'으로 각광 받던 IMT-2000은 시장 전망이 비관적으로 바뀌고 전국 서비스 일정도 2006년으로 연기됐다.
KT와 하나로통신 등이 유선통신업계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파악하고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2.3㎓ 대역 휴대인터넷 서비스는 정부가 국내 표준 개발 이후 도입을 고집하고 있어 올해 내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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