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묘에서 출토된 묘지명(墓誌銘) 320여 점의 한문 원전 내용을 풀어서 체계적으로 정리한 '고려 묘지명 집성' CD롬(사진)이 최근 출반됐다.김용선 한림대 사학과 교수가 1993년 첫 출간하고 2001년 개정한 '제3판 고려묘지명집성'과 그 역주본 '역주 고려묘지명집성'(상·하 2권)을 학술전문 데이터베이스 제작 업체인 (주)누리미디어가 CD롬으로 옮겨 연구자들이 쉽게 활용하도록 했다. 한림대 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나온 '고려묘지명집성' 초판은 94년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사료 부문 수상작이기도 했다.
CD롬에서는 조선 중기 이후에나 등장하는 족보 출현 이전의 가족 혼인 관계, 친족 관념 등 가계 양태를 엿볼 수 있다. 또 여성 묘지명을 통해 고려시대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규명할 수 있으며, 승려 묘지명은 해당 승려의 출가 시기와 사회 참여 등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묘지명 222점의 선명한 탁본 사진도 함께 담겨 있다.
지석(誌石)으로도 부르는 묘지명은 천재지변을 맞거나 오랜 시간이 흘러 묘를 잃는 사태에 대비한 기록물로, 묘비와 달리 무덤 안에 시신과 함께 매장된다. 후대에 정리한 문헌 자료와 달리 당대 기록이라는 점에서 자료 가치가 높다. CD롬은 단체용 네트워크 버전(160만 원)과 개인용(16만 원) 두 가지가 있다. 문의 (02)2285―3883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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