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프리스트'의 게임 방법을 알려주는 온게임넷의 프로그램 '프리스트 게임선생'은 진행자가 진지하게 설명하는 여타 방송과는 전혀 다르다. 게임자키 김성범(25·오른쪽), 진수선(22)씨가 좌충우돌하면서 늘어놓는 개그가 보는 이들의 정신을 쏙 빼 놓는다. 게시판에는 거침없는 말투와 진행에 거북해 하면서 비판하는 글도 있지만, "재미있다", "게임이 하고 싶어진다"는 칭찬이 더 많다.서울예술대학 연극과와 개그클럽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학교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어 대리출석이 불가능할 정도의 유명인이다. "제가 군대 갔다가 첨 100일 휴가를 받아 나왔을 때, 학교에서 축제를 했거든요. 거기서 꼬치 구이를 팔면서 후배를 미이라로 분장시키고, 툭하면 무대 위로 뛰어오르는 등 튀는 행동을 했는데 지금 이 프로를 연출하는 임정숙 PD께서 눈여겨 보셨나봐요." 2년 뒤에 김씨는 임 PD의 연락을 받고 개인기에 능한 동아리 후배 진씨를 추천해 함께 진행을 맡았다.
게임자키이긴 하지만 이들은 게임 마니아는 아니다. "몸으로 뛰어다니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다보니 게임처럼 가만히 앉아서 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처음에 이 프로그램을 맡았을 때도 걱정했었는데, 실제로 해 보니까 재미 있더라고요." 그래서 두 사람이 고수의 입장이 아닌 하수의 입장에서 실제로 게임을 해 나가면서 진행하기로 했다. "어떤 게임은 진행자에게 이미 만들어진 고수 캐릭터를 주고 진행시키는데, 저희는 직접 캐릭터를 만들어서 진행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약한 몬스터인 늑대한테 캐릭터가 맞아 죽은 적도 많아요." 하지만 점점 레벨을 올리면서 요령도 생겼고 공성전을 통해 온라인게임의 진짜 재미도 느끼게 됐다.
수많은 인기 개그맨을 배출한 개그클럽 출신이지만 김씨의 꿈은 개그맨은 아니라고 한다. "연극이든 TV든 영화든 무대에 서서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역할을 맡고 싶습니다. 특히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이 되고 싶어요." 방송 외에도 10년 동안 탈춤을 춰 왔고, 최근에는 재즈댄스에까지 열중하고 있는 김씨와 도내 대회에서 우승할 정도의 우슈(쿵푸) 실력자인 진씨는 넘쳐 흐르는 재능을 주체할 줄 모르는 기대주였다.
/최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