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의 SK글로벌 지원안이 SK(주) 이사회를 통과함에 따라 SK글로벌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구촉법)에 따른 본격적인 경영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채권단 관계자는 15일 "SK(주) 이사회가 소버린이나 소액주주의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SK글로벌 지원에 따른 SK(주)의 이득을 상업적으로 잘 판단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힌 뒤 "17일 채무재조정안 통과, 18일 경영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 등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공동관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SK그룹, SK글로벌 어떻게 지원하나 SK(주)는 채권단과 합의한 'SK글로벌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우선 SK글로벌에 대한 순매출채권 8,500억원을 출자전환해, 채권단 출자전환분(최대 2조9,150억원)과 함께 4조4,000억원에 달하는 SK글로벌 자본잠식부터 해소하게 된다. 모자라는 자본잠식분은 채권단의 채권현금매입(30%)을 통한 채무감소이익(70%)으로 충당하게 된다.
SK(주)는 이후 SK글로벌의 연간 평균 영업이익 4,300억원을 창출하기 위해 SK글로벌 보유 주유소망 계속 이용 및 매출채권 만기 연장(45일에서 60일)에 나선다. SK텔레콤은 현재 사용중인 초고속인터넷망(KT 70%, 두루넷 30%)을 전부 SK글로벌 소유 두루넷망으로 바꿔 1,000억원대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SK글로벌도 자체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투자유가증권 매각으로 9,600억원, 부동산 매각으로 97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에너지, 화학, 철강사업을 제외한 기존 상사기능을 대폭 축소하는 등 사업구조조정을 시작한다.
한편 채권단은 17일 채권단 협의회를 열어 채권단 출자전환 2조9,150억원 채권현금매입 최대 2조8,000억원 나머지 채권 2007년까지 상환유예 등을 핵심으로 한 채권재조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채권단은 또 18일 SK글로벌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분기별로 이행과정을 점검하게 된다.
채권단은 이와함께 구촉법에 따라 새 자금관리단을 파견하고 부실 책임을 물어 SK글로벌 경영진을 2∼3명 교체하는 한편 채권현금매입비율과 출자전환 여부 등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은 7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넘어야 할 과제 산적 우선 외국계 투자자와 노조, 시민단체의 반발에 직면할 게 뻔하다. 노조는 이날 이사회가 열린 서린동 사옥 앞에서 피켓 등을 들고 이사회의 지원안 반대를 촉구하면서 이사들을 배임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SK의 1대주주인 소버린자산운용과 헤르메스자산운용 등도 역시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버린은 이미 이사들에게 개별적으로 지원안을 승인할 경우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사회 의결 사항에 SK글로벌의 연간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차감 전 영업이익) 목표(연 평균 4,300억원) 미달시 1,500억원 한도 내에서 추가 출자하기로 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에비타 문제는 향후 채권단과 협상에서 새로운 논란이 될 전망이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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