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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생존전략 "꼭 쓸곳에만 쓰자" 절약형 소비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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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생존전략 "꼭 쓸곳에만 쓰자" 절약형 소비가 뜬다

입력
2003.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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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승 등 부분적인 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 국내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내수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날로 악화하고 있다.지난해 중반까지 특수를 누렸던 백화점, 재래시장, 쇼핑몰 등 유통업계는 올들어 마이너스 신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가전, 식품, 자동차, 잡화 등 제조업체들은 쌓이는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파격적인 세일 등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좀체 풀리지 않고 있다.

★관련기사 A4면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소비 형태가 1990년대 중반과 2000년 초의 '과시형 과소비'에서, 1980년대의 '실속·절약형 소비'로 회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외환 위기를 체험했던 소비자들이 불황에 대비해 꼭 써야 할 곳에만 쓰는 '계산된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한 대형 할인점 정육코너에서는 돼지고기가 64억원 어치나 팔려 올들어 처음 소고기 판매량(57억원)을 넘어섰다.

또 생필품인 화장지도 고급 브랜드 제품(1만2,200원) 판매는 5억원으로 전년보다 40% 가량 줄어든 반면, 가격이 저렴한(9,500원) 할인점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화장지 판매는 69억원으로 오히려 13%나 늘었다. 제품의 질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은 싼 대체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그간 불황을 모르던 명품 시장에서도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해까지 유명 백화점들이 정상가 판매 명품 소진율은 평균 70%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올들어 이 수치는 57%로 추락했다. 다급해진 백화점측과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해보다 20일 일찍 세일에 들어갔고, 할인율도 지난해보다 10% 높인 30%대로 확대했다. 그 결과 명품 매출은 전년대비 70∼100%나 급증했다. 이제 명품족까지 세일을 참고 기다리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업체들도 불황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초부터 불붙은 대형 할인점의 가격 인하 경쟁이 대표적인 예. 한 업체가 1,000개 품목의 가격을 전격 인하하면서 촉발된 이 경쟁은 타업체들로 순식간에 확산돼 일부 매장에서는 139만원인 세탁기가 79만원에, 8,000원짜리 삼각팬티가 990원에 나오기도 했다.

유통업체들은 또 정상 판매보다 '이월·재고 상품전', '하나 더 주기 이벤트', '반짝 세일행사'등 할인 판촉 이벤트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 모 백화점의 경우 행사매장 매출이 20%나 늘어나면서 정상 매장과 행사 매장 판매 비율이 지난해 90대 10에서 올해는 85대 15로 변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패턴이 유행·디자인 보다는 품질·가격을 따지는 실속형으로 변하면서 일반 세일 때도 판매가 안되고 땡처리나 균일가전에 손님이 몰린다"며 "경기 지표가 완전히 호전되기 전까지는 알뜰 소비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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