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브레처 등 지음·이덕렬 옮김 아이필드 발행·9,000원문: 세계화의 장단점을 쓰시오. 답 1:장점―해외여행이 편해지는 것말고 장점이 있나? 단점―약소국은 선진국에 뭉개진다. 답 2:장점―경제 발전, 물질적 풍요로움, 기술 혁신, 자연의 효율적 이용 등. 단점―환경 파괴, 사회 갈등 유발, 범죄 다량 발생 등. 어느 쪽이 맞을까. 편집자는 1은 삐딱한 학생, 2는 모범생 답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계화와 반 세계화는 특히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와 이제는 익숙해진 개념이다. 세계화를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렉서스와 올리브나무'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화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세계화는 단순한 경향이나 일시적 현상, 경제적 유행만은 아니다. 그것은 냉전 체제를 대체하는 세계 체제다. 세계화는 자유시장 자본주의가 사실상 세계의 모든 국가로 확장됨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런 세계화는 파괴적인 경쟁을 촉진하고, 그 결과는 '바닥을 향한 경주'다. 그 경주는 빈곤, 불평등 심화, 경제적 불안정, 민주주의 쇠퇴, 환경 파괴 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관점이다. '위로부터의 세계화'인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란 무엇인가. 위로부터의 세계화는 세계 곳곳에서 저항운동을 유발시키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다. 그렇다면 '반 세계화'와는 어떻게 다른가. 위로부터의 세계화에 대한 단순한 반대인 반 세계화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화 반대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기업이 이끄는 세계화를 반대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 정의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뉴욕 집회에 참가한 한 대학생의 말이다. 이 책은 민중이 세계화에 실제로 힘을 발휘할 수 있지만, 그것은 국가나 정체성 또는 좁은 이해 관계를 뛰어 넘는 연대라는 수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렸던 선진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이 끝났다. 이번에도 격렬한 반 세계화 시위는 이어졌다. 처음에 제시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답을 쓸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 상 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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