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3일 하와이에서 열린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에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 경수로 건설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한국측 수석대표인 외교부 이수혁(李秀赫) 차관보는 이날 한미 및 한일 양자협의를 마친 후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몇 달 후에는 공사를 하기가 더 이상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미국측의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차관보는 "이는 부품공급을 위해 필요한 북미간 의정서 체결 등이 곤란할 수도 있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라면서 "대북제재나 압박 차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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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반기문(潘基文) 청와대 외교보좌관은 이날 "경수로사업은 속도를 늦추더라도 계속하는 게 낫다는 것이 우리 입장인데 미국과 일본의 의견은 다른 것 같다"고 말해 이를 둘러싼 한·미·일간 이견이 노출됐음을 내비쳤다.
이 차관보는 이어 "미국은 어떠한 형태의 북미 양자회담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이에 대해 한일 양국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보는 이어 "러시아도 참가를 희망한다"고 말해 4월 베이징(北京) 3자회담의 후속회담이 6자회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미국측이 북측과의 양자회담을 전면 거부함에 따라 향후 북핵 회담이 상당히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호놀룰루=이동준기자 djlee@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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