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수도권 과밀억제 포기했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수도권 과밀억제 포기했나

입력
2003.06.13 00:00
0 0

수도권 과밀 억제와 경제 활성화, 두 가치 가운데 어느 것이 우선이냐 하는 물음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정부가 수도권 과밀 방지를 위해 그어 놓은 금 안에 공장 신·증설을 허용함으로써 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것은 분명한 원칙의 위반이다.정부가 최근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도권 공장설립을 허용한데 이어, 삼성전자 화성공장 증설을 허용키로 한 방침은 그래서 또 한번 국정의 원칙을 뒤집는 처사가 될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집권 몇 달 만에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약속을 폐기하는 일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그 동안 문제가 됐던 삼성전자 화성공장 증설 허용방침을 밝히면서, 이를 불허하면 삼성이 중국으로 투자대상을 바꾸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한다. 삼성뿐 아니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증설과 동부전자 음성공장 투자도 허용할 방침이라 한다. 이제 수도권 과밀 억제정책의 둑은 완전히 무너지는 셈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수도권 비대화를 막기 위해 가혹할이만치 엄격한 개발제한 정책을 취해 왔다. 과밀 억제지역에서는 창고 건축면적까지 1,000∼3,000㎡로 규제할 정도다. 그러나 관련 법 규제를 풀어 화성시 동탄지구 17만평이나 되는 땅에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설비라인이 들어서게 됨으로써 어떤 수도권 개발 규제정책도 명분과 설득력을 잃게 되었다.

따라서 대다수 기업들이 수도권에 산업시설을 가지려 할 것이고, 동시에 가뜩이나 허약한 지방의 산업기반은 토대마저 잃게 될 것이다. 수도권과 인접한 충남지역에서 벌써 시설이전과 투자연기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다른 지방 사정은 살펴볼 것도 없으리라. 국가안보와도 직결된 수도권 과밀화 방지를 그렇게 간단히 포기할 수 있는 것인지, 정말 걱정스러운 조치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