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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대사이상 증후군/폐경이후 갑작스런 비만 節食보단 운동량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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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대사이상 증후군/폐경이후 갑작스런 비만 節食보단 운동량 늘려야

입력
2003.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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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후 허리가 갑자기 굵어지는 여성이 많다. 폐경은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 체중이 늘고 체형변화를 일으키면서 고혈압, 당뇨,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급증한다. 호르몬 관련 암과 골다공증, 담석 등도 함께 늘어난다. 최근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열린 유럽갱년기학회에선 이 '갱년기 대사이상 증후군(Menopause Metabolic Syndrome)'이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폐경 후 여성은 체형이 서양배 모양에서 사과형으로 바뀐다. 허벅지 엉덩이에 많던 지방이 복부로 집중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지방분포의 변화는 폐경 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크게 떨어지면서 내장에 지방을 축적시키기 때문이다. 또 노화와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로 체중에서 지방량을 제외한 수분, 근육, 뼈 등의 무게를 가리키는 제지방(LBM)도 줄어든다. 전반적으로 활동량도 줄게 된다. 이렇게 체중과 지방, 특히 복부의 지방이 많아지면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와 심근경색 등 질환이 줄줄이 뒤따른다. 40대 이후 남성과 마찬가지로 대사이상 질환의 위험이 심각해지는 것이다.

폴란드 브로츨라브대학의 안드레이 밀레비츠 박사는 학회 발표에서 "폐경 여성의 비만이 갱년기 변화로 인한 것인지, 노화과정에 따른 것인지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역학적으로 갱년기 증상을 겪는 여성의 40%에서 갱년기 대사이상 증후군이 관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헤브루대학의 엘리엇 M 베리 박사는 "갱년기 여성의 비만에는 식사량을 줄이는 것보다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며 "11만명 여성(평균연령 43세)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운동하는 뚱뚱한 여성과 운동하지 않는 날씬한 여성의 전체 사망률은 비슷했다"고 강조했다. 갱년기 여성의 경우 대사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식사량을 줄이는 것보다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식사량을 줄이면서 운동을 병행한 경우와 식사량은 평소처럼 유지하면서 그만큼 운동을 더 한 그룹을 비교했을 때 체지방을 줄이는 데에는 후자가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베리 박사는 또 "운동을 하지않고 약에 의존하는 것은 물이 넘치는 욕조에서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고 배관공사를 하는 것과 같다"고 역설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는 "하루 40분 이상 걸으라"고 권한다. 많은 여성들이 운동을 귀찮아 하지만 생활 속에서 운동량을 늘리는 습관은 얼마든지 있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자동차나 택시 대신 지하철을 타며, 가까운 거리는 늘 걸어다니는 것이다. 개를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 교수는 또 식사는 거르지 않되 간식, 야식을 피하고 야채를 많이 먹으며 술과 담배를 피할 것을 권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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