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들의 잇딴 사업영역 확장에 대해 증권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최근 코스닥등록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온라인 보험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을 비롯 상당수 닷컴기업들이 영화, 미디어, 광고, 캐릭터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개별 프로젝트별 투자규모도 100억원대를 넘어갈 만큼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 같은 인터넷기업들의 투자가 과연 주가에 반영돼 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1999∼2000년 사이 인터넷기업들의 투기에 가까운 무분별한 투자로 커다란 손실을 입었던 아픈 경험들을 아직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4개사, 총 31개사에 투자
인터넷 대표주인 다음, NHN, 네오위즈, 옥션 등 4인방이 투자한 국내 업체는 다음 10개사, NHN 12개사, 옥션 4개사 , 네오위즈 5개사 등 모두 31개사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옥션이 투자한 4개사를 제외한 27개사의 실적은 투자주체인 다음, NHN, 네오위즈의 회계장부에 반영돼 이익 또는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옥션은 지난해 투자금액을 모두 손실로 처리해 장부상 보유지분은 남아있으나 사실상 투자업체들의 실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투자 분야도 다양하다. 다음의 경우 음반(오이뮤직), 영화잡지(미디어2.0), 엔터테인먼트기획(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여행(투어익스프레스), 광고(메조코리아) 등에 이어 최근 LG화재와 손잡고 온라인보험업 진출을 선언, 하반기에 약 200억원 규모의 별도 법인을 세울 방침이다. NHN도 PC방(미디어웹), 전자화폐(올앳), 캐릭터(광수생각), 미디어(디지털YTN), 증권(벤스닥) 등 단순 온라인 서비스를 떠나 다양한 분야에 발을 넓혔다.
네오위즈는 게임개발(타프시스템, 엠큐브), 화상솔루션(뷰우시스템), 휴대폰 서비스를 위한 모바일솔루션(인트로모바일) 등에 투자했으며 옥션은 축산물 전자상거래(미트마트), 통신(KT아이콤), 물류솔루션(새한정보기술)에 투자했다가 이 가운데 KT아이콤 보유지분은 KT에 전량 매각하고 손을 떼는 등 투자분을 정리중이다.
투자분야와 규모에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투자 자체는 필요하다고 인정하지만 규모와 분야를 무시한 지나친 투자에 대해서는 경계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신증권 강록희 책임연구원은 "인터넷 기업이 모든 서비스를 인하우스 형태로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제휴나 인수합병(M& A) 등의 투자는 필요하지만 투자 자세는 신중해야 한다"며 "관건은 투자의 규모와 성격"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현재 서비스와 무관한 영역에 투자할 경우 성과에 대해 확신을 할 수 없으므로 잘못될 경우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며 "초기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업종에 투자할 경우에는 재무구조 건전성에 영향을 미쳐 지속적인 투자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사업영역에 진출할 경우 우선 제휴를 맺어 성공 여부를 타진한 후 M& A나 회사설립을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옥션의 경우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기 보다는 전문성을 강화해 고유 영역의 자리를 굳히겠다는 방침에 따라 기존 투자를 정리한 상태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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