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사태' 등의 여파로 고령 출가자가 늘자 올 가을부터 출가할 수 있는 나이의 상한선을 50세에서 40세로 낮추기로 한 조계종이 11일 오후 조계사에서 '출가연령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지난해 9월 출가 연령 제한이 결정된 이후 40세 이상 출가자를 어떤 방식으로든 수용해야 한다는 여론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공청회는 고령 출가자를 구제하기 위한 보완책을 논의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출가연령 제한 자체에 대한 찬반론으로 진행됐다.출가제한 찬성론은 대체로 승려사회의 위계가 흐트러지는 등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중앙승가대 교수인 정인 스님은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비구 스님들은 30∼40세, 비구니 스님들은 20∼30세를 가장 적절한 출가연령으로 꼽았다"면서 "40세 나이 제한이 잘못된 것은 아니며 일단 시행해본 후 고령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말했다. 조계종 교육위원회 위원장 지오 스님은 "나이 들어 출가한 이들은 편안한 생활을 위해 암자를 가지려 하고 가족과의 인연을 잊지 못해 정진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앞으로 더욱 낮추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반대론은 출가 생활을 가장 이상적 생활로 여기는 불교의 가르침과 평등 정신을 근거로 제시했다. 정승석 동국대 인도철학과 교수는 "율장에는 출가 하한선을 7세로 규정하고 있을 뿐 상한선은 두고 있지 않다"면서 "무능하고 불행한 자를 받아들여 유능하고 행복하게 바꾸는 것이 불교인 만큼 고령자를 오히려 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종회 비구니 의원인 혜원 스님은 "승가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돼야 하며 어떤 사람도 자유로이 참가할 수 있어야 불교의 참된 정신이 실현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 한 재가신자는 "출가할 생각이 있지만 1963년 생으로 나이 제한에 걸리게 된 사람"이라며 "연령 제한을 결정한 중앙 종회 스님들이 마음을 넓게, 시선을 크게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고령 출가자를 위한 보완책으로는 40세 이상 출가자격 심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는 방안,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안, 조계종 승적은 부여하지 않고 특정 사찰에만 소속하게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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