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대표경선 레이스가 11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공식 개막됐다. 강재섭 김덕룡 서청원 최병렬 김형오 이재오 의원 등 6명이 출마한 이번 경선은 24일 당원 23만명이 참여하는 투표가 진행되고 26일 전당대회에서 개표와 함께 대표를 선출한다.현재 판세는 강재섭 김덕룡 서청원 최병렬 후보가 '빅4'를 형성, 혼전을 벌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득표전이 판도에 영향을 미칠만한 뚜렷한 쟁점이 없는 바람에 후보의 각개약진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대로라면 일부 후보의 연대향배가 대세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당내에는 벌써부터 다양한 조합의 연대구도가 점쳐지고 있다. 강재섭 최병렬 의원의 '민정계 연합'과 김덕룡 최병렬 또는 강재섭 김덕룡 의원의 '민정·민주계 및 영호남 연대' 등이 그것이다. 특히 김·최 의원 사이에는 이미 깊숙한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반면 서청원 의원은 스스로 연대에 선을 그은데다 그의 불출마 선언 번복에 대한 다른 후보들의 거부감도 커 연대 대상에서 빠져있는 상태다.
그러나 현재로선 연대의 성사 여부와 형태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아직 후보간의 우열이 드러나지 않은 것도 그렇거니와 후보들의 상황을 감안해도 상호 '양보의 여지'가 극히 좁기 때문이다.
60대인 김덕룡 최병렬 의원은 이번 경선을 당권도전의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있다. 강재섭 의원은 연령상 여유는 있으나 1998년 이회창 총재와 경선에서 맞섰다가 중도하차했던 만큼 이번에 또 주저앉을 경우 정치생명에 치명적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결국 이들이 말하는 연대란 상대의 후보사퇴를 전제한 자기 중심의 연대다.
또 연대를 위한 당권분점 협상과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연대 이후의 표 흐름 계산도 연대를 쉽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다.
따라서 한동안은 지금과 같은 각개약진이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대 움직임은 특정후보가 패배를 자인할 만큼의 확실한 우열이 가려질 막판에 가서야 비로소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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