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1일 비서실내 내년 총선 출마 희망자들을 9월 이전 2차 조직개편 쯤에 맞춰 내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출마를 고려중인 비서관만 해도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모두 정리될 경우 비서실이 구성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핵심 참모들이 대거 빠지거나 교체되는 셈이다. 청와대 업무에 혼선과 지장이 초래되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문희상 비서실장은 이날 정리시기를 9월 이전으로 잡은 이유에 대해 "본인들도 총선 준비를 해야 하고 마음이 딴 곳에 있으면 일손이 잡히겠느냐"면서 "다만 (출마 희망자들이) 나간 자리에 새 사람이 충원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후임자를 보충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청와대 인원이 축소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얘기다.
청와대 참모진의 총선 대거 출마는 비서진 선발 때부터 이미 예견됐었다.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내년 총선 출마를 공공연히 희망했던 이들이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권 신당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신당이 어차피 '노무현당'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노 대통령과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청와대 비서관들이 대거 공천을 받게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무성했다.
청와대 비서관중에선 현재 문학진 정무1비서관이 경기 하남, 박재호 정무2비서관이 부산지역, 박범계 민정2비서관이 대전지역, 포항시장 출신의 박기환 지방자치비서관이 포항지역, 김용석 인사비서관이 인천 출마를 각각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보도지원비서관은 경기 부천, 조광한 홍보기획비서관은 수도권, 윤훈렬 행사기획비서관은 서울 영등포 갑에 거론되고 있다. 김현미(여) 국내언론비서관, 천호선 국민참여비서관의 출마 가능성도 있다.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의 차출설도 심심찮게 나온다.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수석·보좌관급 중에서도 일부 출마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4강 외교를 마치고 본격적인 국내 현안 챙기기에 돌입할 9월에 참모진의 대거 변동이 예상되면서 "새 참모진이 노 대통령과 새롭게 '코드'를 맞춰야 하니 또 한 번 청와대의 업무혼선이 생길 것"이라는 걱정도 적지 않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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