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단체들이 흡연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성인영화'로 분류해 미성년자의 관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글란츠 등 금연단체들은 10일 "영화 속 흡연은 마약이나 폭력만큼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면서 흡연 장면이 나오는 모든 영화에 'R 등급'을 매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영화 등급 분류상 R 등급은 거친 욕설과 섹스, 마약, 폭력 장면이 여과 없이 나오는 성인영화로 부모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는 볼 수 없다.
이러한 주장은 흡연 장면이 많은 영화를 본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어린이보다 담배를 피울 가능성이 6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삼고 있다.
의학 전문지 랜싯 최신호는 미국 다트머스 의과대학 매들린 달튼 박사의 관련 연구를 게재했다. 달튼 박사는 흡연 경험이 없는 10∼14세의 미국 어린이 2,063명을 4개 그룹으로 나눠 흡연 장면 등장 빈도가 다양한 영화들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1∼2년 뒤 흡연 장면이 가장 잦은 영화를 본 그룹의 어린이 중 17%가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반면, 흡연 장면이 거의 없는 영화를 본 어린이들은 3%만 흡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담배를 피운 어린이의 52%가 "영화배우를 따라 하기 위해 흡연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최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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