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경호'를 싫어해 청와대 안에서는 자유롭게 활동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에 11일 "대통령 경호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논란이 빚어졌다.발단은 지난 4월25일 노 대통령이 차를 타고 청와대 내의 치과를 가던 중 생겼다. 노 대통령이 차창을 열어 관람객에게 손을 흔들자, 한 할머니가 열린 창문으로 비닐봉투를 던졌고 노 대통령이 엉겁결에 이를 받았던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다행히 비닐봉투 안에는 "애국가 가사가 안 좋으니 바꿔달라"는 내용의 편지만 들어 있었다고 한다.
또 비슷한 시기에 청와대 정문에서 기념촬영을 하던 수학여행단 학생들이 외부에서 청와대로 돌아오던 노 대통령의 차를 보곤 "와, 대통령이다"라며 차를 에워싸 한동안 대통령 일행이 오도가도 못했던 적도 있었다. 경호원들은 아연실색했으나 노 대통령은 오히려 차에서 내려 30여분간 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등 '돌발상황'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들이 알려지자 "만일 위험한 물건이 들어 있었으면 어쩔 뻔 했느냐", "경호를 싫어하는 노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하다 보니 경호에 허점이 생긴 것"이라는 비판적인 얘기들이 나왔다. 그러나 윤태영 대변인은 "관람객은 모두 신원조회와 소지품 검사를 받는다"며 "노 대통령은 이들과 사진까지 찍는데 물건 하나 받았다고 경호에 구멍이 뚫렸다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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