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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k / 액자뒤 대형금고… 달러뭉치 수두룩/고급아파트 털이범이 밝힌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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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k / 액자뒤 대형금고… 달러뭉치 수두룩/고급아파트 털이범이 밝힌 "요지경"

입력
2003.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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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거리는 이태리제 대리석' '액자 뒤에 설치된 대형 벽금고' '달러로 가득찬 007가방'….11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는 고급 아파트만 전문적으로 털어온 김모(26·무직) 씨에 대한 경찰의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김씨는 3년전부터 서울에서도 소문난 부촌인 강남 지역과 동부이촌동, 한남동 일대 100여개 대형 평수 아파트만 골라 3억여원을 털었다. 김씨는 주로 가스배관을 이용했다. 고층 아파트일수록 방범이 허술하다는 점을 노렸다. 동부이촌동에서는 27층 아파트까지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갔다 내려왔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부자들은 대부분 그림액자로 가려놓는 벽금고를 설치해놓고 있었다"며 자신이 본 부유층들의 집안 풍경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장롱에 빳빳한 현금과 달러를 보관하고 있는 집도 많았다"며 "한 아파트에서는 달러가 든 007가방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가의 그림과 미술품이 가득한 집도 많았지만 처분하기가 귀찮아 가능하면 현금과 귀금속만 훔쳤다"고 말했다.

아파트 내부 전체를 자연산 돌과 나무로 만든 호화판 인공정원으로 꾸며 놓은 집도 있었고 각종 외제 가구는 기본이었다. 조사결과 김씨가 턴 집 가운데는 인기 연예인들의 집도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2001년 6월 모 아파트에 들어가 현금을 훔쳤는데 알고보니 인기탤런트 L씨의 집이었고, 연예인 S씨와 J씨의 집도 털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오래전부터 신창원을 모방한 신출귀몰한 범죄를 해보고 싶었다"며 "부자들은 도둑을 맞아도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꺼려 신고를 기피하기 때문에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 이날 현장검증이 끝난 뒤 김씨는 "부자들은 도둑을 맞아도 어떤 물품이 없어진지도 모를 것 같은 생각에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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