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딸 패티 데이비스(51)가 뒤늦게 아버지의 사랑을 돌아보는 글을 뉴스위크에 게재했다.데이비스는 15일 '아버지의 날'을 맞아 기고한 수필에서 "아버지가 자식인 나에게 언제나 마음이 아플 정도로 예절을 갖춰 대했지만 나는 잠시라도 멈춰 그같은 행동의 의미를 음미하지 않았다"고 후회했다. 그는 또 "알츠하이머 병으로 수인(囚人)이 된 아버지는 이제 자신의 온 세계가 돼 버린 방 안에 머무르고 있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눈을 감을 날 보게 될 바로 그 방이다"라며 슬퍼했다.
그는 백악관을 떠난 아버지가 한번은 자신이 차려준 음식을 먹으며 슬그머니 토마토를 골라내던 장면을 회상하며 "나는 아버지가 토마토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아버지는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도 차마 거절하지 못 해 내가 차린 음식을 여러 번 드셨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그는 "옛날을 생각하며 되돌아보는 아버지의 족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위대한 발자취가 아니라 어린 딸을 데리고 연을 날리러 언덕 꼭대기까지 올라갈 때 아버지의 갈색 산책화 끝에서 피어오르던 부드러운 흙먼지"라고 말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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