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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납치 몸값 1억 받고도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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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납치 몸값 1억 받고도 살해

입력
2003.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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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을 납치한 후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 한명은 피살되고 한명은 납치범들로부터 극적으로 탈출했다.납치 및 협박

10일 새벽 1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여대생 김모(21·C대3)씨가 한모(26·서울 은평구 용답동)씨와 박모(25·서울 마포구 망원동)씨 등 2명에게 납치됐다. 고교 동창인 범인들은 새벽 3시께 김씨의 휴대폰으로 김씨 집에 전화를 걸어 모병원 원장인 김씨 아버지(48)에게 "현금 1억원을 가져오면 딸을 풀어주겠다"고 협박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10일 오전 은행에서 돈을 찾아 오전 10시30분께 수색역 인근 철로에 돈을 놓아둔 뒤 귀가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경찰조사에서 "전날 딸 유괴범과 격투 끝에 숨진 아버지에 관한 언론보도 내용이 떠올라 경찰에 신고할 경우 딸의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뒤늦게 신고

성산대교 인근에 코란도 승용차를 세워놓고 김씨 아버지가 놓고 간 돈을 찾으러 갔던 공범 한씨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범인 박씨는 "돈을 받았다"는 연락이 오자 김씨에게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가 "너희들 얼굴과 차량을 알고 있다. 너희들은 잡힐 것이다"고 말하는데 격분, 차를 몰고 성산대교 인근 한강 둔치로 가 김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한씨가 도착한 뒤 이들은 1억원을 5,000만원씩 나눠 각자 승용차에 실은 뒤 김씨의 시신을 한강에 버리기로 하고 차안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다. 김씨 부모가 경찰에 딸의 피랍 사실을 알린 것은 김씨가 피살된 뒤인 오후 2시께였다.

검거 및 범행동기

신고를 받은 경찰은 김씨의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범인들이 성산대교 부근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팀을 급파했다. 경찰은 오후 5시께 망원지구 주차장 주변을 검문하다 옵티마 승용차에 20대 남자 2명이 앉아 있는 것을 발견, 급습해 범인들을 검거했다. 범인 검거 당시 김씨의 시신은 대형 여행 가방에 담긴 채 박씨의 코란도 승용차 뒷좌석에 실려 있었고, 범인들이 준비했던 결박용 끈 등도 발견됐다.

범인들은 경찰에서 "돈 문제로 고민하다 부유층 자제를 납치하기로 하고 보름 전부터 강남 일대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해 왔다"며 "김씨가 금반지 등 귀금속으로 치장하고 명품으로 보이는 고급 옷을 입고 있어 납치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한씨는 이혼 위자료 1,500만원, 박씨는 여자친구의 빚을 해결하기 위해 공모했으며, 박씨는 지난해 말까지 1년반 동안 압구정동 모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박씨 등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여대생 납치 엽기부부 수사

이와 함께 강남경찰서는 이날 40대 부부가 여대생을 납치한 뒤 몸값을 뜯어내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지하단칸방에 거주하는 A씨 부부는 최근 대전 모 대학에서 귀가하던 여대생 B(21)씨를 승용차로 납치, 서울 단칸방으로 데려와 감금했다.

A씨 부부는 B씨가 부잣집 딸인 줄 알고 B씨 가족에게 1억원을 요구했으나 집안이 부유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2,000만원으로 낮췄다. 그러나 B씨는 이 부부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납치 하루 만에 극적으로 탈출했다. A씨 부부는 B씨가 탈출한 직후 종적을 감췄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해 15년 동안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후 부인과 다단계 판매사업 등을 벌였으나 큰 빚을 지게되자 납치극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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