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자가면역질환 환자에 대한 조혈모세포·골수 이식이 늘고 있다.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등의 치료법으로 알려진 조혈모세포·골수 이식이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로 확대되고 있는 것. 외국에선 약 10년 전부터, 국내에서 2년 전부터 시도됐다. 일부는 약물이 필요없을 만큼 치료효과를 보이나 전문의들은 "아직은 실험적 치료법" 이라고 말하고 있다.최근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은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는 31세 루푸스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를 이식, 6개월이 지난 현재 정상에 가까운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톨릭의대는 자가면역질환에 대해선 최초로 2001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3명, 다발성 경화증 환자 4명에게 자가 조혈모세포를 이식, 이 중 5명의 치료가 성공적이었다. 서울대병원도 6개월 전 베체트병 환자에게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실시했다. 한양대병원은 지난해부터 다발성 경화증과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자 6명에게 자가 골수이식을 실시했고, 루푸스 환자 2명은 예후가 좋았다.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은 2001년 골수이형성증후군과 베체트병이 함께 발병한 환자 2명에게 다른 사람의 골수를 이식, 이 중 1명은 완치라고 할 만큼 회복됐다.
조혈모세포는 면역세포를 포함한 모든 혈액세포를 만드는 원시 모세포. 그래서 조혈모세포 이식이 면역세포의 이상으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의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혈액내과 최성준 교수는 "기본 개념은 면역기능의 재구성"이라며 "고용량 항암제로 문제가 있는 림프구(면역세포)를 깨끗이 청소한 뒤 미리 뽑아두었던 조혈모세포를 넣어 면역세포를 다시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혈모세포 이식을 표준치료로 검토할 만한 장기추적관찰 결과는 아직 없는 상태다. 서울대병원 종양혈액내과 박선양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 자체의 사망률이 10%정도 되고, 이식 후 다른 자가면역질환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식은 마지막 치료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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