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GM매각이 잘 된 결정인지, 학자로 되돌아가 꼼꼼히 복기해 볼 생각입니다."기아·대우차 매각을 진두 지휘했던 '구조조정의 산증인' 이종대(62·사진) 대우자동차 회장이 최근 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2학기부터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로 구조조정론을 강의할 예정이다. 1998년 기아차 매각을 위한 총괄사장으로 임명되면서 기아경제연구소장을 사임한지 5년만의 학계복귀다.
이 회장은 "대우차의 구조조정이 조금만 더 일찍 시작됐다면 정리해고 1,700명을 포함한 7,000명의 감원 규모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인 만큼 누구보다 해고자의 아픔을 잘 아는 처지다. 대우차 해고자를 위한 취업박람회를 연 것도 자신의 쓰라린 경험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를 "해고자와 아픔을 함께하는 경영자"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기아·대우 등 대형 사업장 매각과정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돼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크게 늘어났다"며 "매각 협상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지만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 회장은 GM대우 출범 후 주력해온 대우차 잔존법인 정리와 관련해서는 "군산 상용차 공장은 최근 미국 컨설팅회사 KPMG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다음달 업체들에게 입찰제안서를 보낼 예정"이라며 "현재 국내외 3개 업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우의 15개 해외법인 정리를 완전히 마무리 지으려면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좋겠다고 결심했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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