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7·삼성)의 '홈런정벌'이 시작됐다. 이승엽은 10일 올 시즌 홈런 기록이 없던 사직 구장에서 하룻밤에 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렸다.1회초 롯데 에이스 염종석의 136㎞ 싱커를 받아쳐 130m짜리 큼지막한 중월 투런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2회에는 이명우의 높은 직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3점짜리 연타석 홈런포를 작렬시켰다.
이승엽은 9―2로 크게 앞서던 6회초에 또다시 양성제의 낮게 떨어지는 싱커를 걷어올려 중월 투런 홈런아치를 그렸다. 어떤 구질, 어떤 코스의 공도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이승엽의 홈런 매직쇼였다.
가공할만한 홈런질주다. 1999년 5월19일 이후 4년 만에 한 게임 3개의 홈런포를 장식하면서 이승엽은 53게임 만에 벌써 29호 고지까지 내달렸다. 국내 최초 7년 연속 30홈런에 불과 1개차. 게임당 0.547개의 홈런페이스로 산술적으로 133게임에서 72.7개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자신의 홈런 신기록(99년 54개)과 아시아 신기록(일본 왕정치 등 55개) 경신을 뛰어넘어 '70홈런' 고지 등정도 결코 꿈이 아니다.
세계 야구사를 다시 쓰게 될 각종 홈런 대기록 달성도 마지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6세9개월23일의 나이에 통산 297호 홈런. 당장 이번 주에 세계 최연소 300홈런의 대기록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065경기 만에 297개 홈런을 때린 이승엽이 앞으로 6경기에서 3개의 홈런만 추가하면 1978년 일본의 다부치 코우이치(한신)가 세웠던 최단경기(1,072경기) 300홈런 세계 신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삼성은 3개의 홈런으로 혼자 7타점을 올린 이승엽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를 16―2로 대파했다. 잠실에서는 선두 SK가 꼴찌 두산을 8―2로 가볍게 물리쳤다. 광주에서는 한화가 홈런 6개를 앞세워 4연승의 기아를 17―8로 물리쳤다. 기아의 두번째 투수 신용운은 4회와 6회 김태균과 송지만에게 만루홈런을 잇따라 허용,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단일 투수가 한 게임에서 2개의 만루홈런을 얻어맞는 진기록을 남겼다. 수원에서는 연장 접전끝에 김상현이 10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린 LG가 현대를 5―4로 물리치고 6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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