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안정환(27)이 '코엘류호 사수' 특명을 받고 아르헨티나 정벌에 나선다.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강호 아르헨티나와의 A매치(11일 오후7시·서울월드컵경기장)를 하루 앞둔 10일 '조커' 안정환을 '긴급 수혈' 받는 등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날 오후5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시작된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안정환은 1시간30분 동안 태극전사들과 함께 세트플레이 등 전술훈련에 구슬땀을 쏟아 냈다. 안정환은 도쿄 한일전(5월31일)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지 이틀만인 2일 4주 기초군사 훈련을 받기 위해 백마부대 신병교육대에 입소했다.
국방부는 고심끝에 '안정환 신병'의 출전을 바라는 여망을 감안해 공무수행을 위한 공적인 외출을 허용하는 관련 규정에 따라 출전토록 했다.
안정환은 8일 우루과이에게 0―2로 패한 뒤 골 결정력 부족에 대한 비난이 쏟아진 대표팀의 확실한 해결사로 꼽힌다. 이탈리아와의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골든골을 뽑아낸 데 이어 코엘류에게 4경기 만의 첫 골과 첫 승을 안겨 준 주인공도 안정환이다. 안정환은 "원톱이든 공격형 미드필더든 가리지 않고 킬러의 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안정환의 합류에 고무된 코엘류 감독도 유난히 '정신무장'을 강조했고, 태극전사들의 눈빛에도 예전의 독기가 번득였다. 코엘류는 허벅지를 다친 '독수리' 최용수(30)와 '젊은 피'조재진(22)을 놓고 주전 원톱을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조재진은 "출격 명령만 떨어진다면 문전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슈팅도 과감하게 날리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우루과이전에서 번번이 침투공간을 내줬던 포백라인은 '새신랑' 이영표와 송종국을 처음부터 좌우 윙백으로 투입, 내실을 기할 작정이다. 다만 훈련소 입소 예정인 박지성은 부상에 따른 훈련 부족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제2의 마라도나' 사비올라(22·바르셀로나)와 아이마르(24·발렌시아)를 앞세워 한국을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명예를 지킬 태세다. 한국은 1986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게 유일하며 이 경기에서 1―3으로 진 바 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코엘류 한국 감독=아르헨티나가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축구강국이므로 우선 볼을 빼앗기지 않도록 주력하겠다. 아울러 정신력을 극대화해 지난 한일전 때와 같은 투지를 보여주겠다. 내가 요청한 것은 아니지만 안정환이 합류해 기쁘다.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와는 전혀 다른 전술을 구사하므로 우리도 전술과 선수기용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이젠 선수들이 한일월드컵의 영광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
비엘사 아르헨티나 감독=한국은 월드컵 4강에 오른 훌륭한 팀이다. 아르헨티나는 개인기가 탁월한 선수들이 모여 조직력을 발휘한다는 점이 강점이다. 오늘 훈련에서도 조직력 강화에 중점을 뒀다. 신진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한 이유는 이들이 노장보다 잘하고 세대교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선은 일본전과 똑같은 멤버를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상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짜임새있는 플레이보다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주문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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