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이 파출부로 일하는 교수 집안의 부부갈등 등 가정불화를 교묘히 이용, 수백억원대의 재력가인 교수 부인으로부터 돈을 타내기 위해 교수 주변 인사들과 만나며 각종 허위 비리 정보를 수집하거나 퍼뜨려 결국 교수 부부가 이혼에 이르도록 한 '엽기 사기꾼'이 구속됐다.9일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 1부(이성규 부장검사)에 따르면 명예훼손 및 공무원 자격사칭 혐의로 구속된 김모(46)씨는 지난해 초 A대 B(47) 교수 집에서 8년간 가정부로 일하고 있는 부인 K(44)씨로부터 "B교수가 부인, 큰 아들과 사이가 좋지않다"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B교수 부인과 아들의 환심을 사면 친정이 수백억원대의 재력가인 B교수의 부인 C(43)씨로부터 거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지난해 1월 자신을 '청소년문제 전문가'라고 속여 큰 아들(18·고3) 문제로 고민하던 C씨를 만난 뒤 아들과 여행을 함께 가거나 상담을 해주는 방법으로 아들과 C씨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김씨는 이어 자신을 고위 공무원 등으로 사칭하며 B교수 주변 인사들과 접촉, 논문대필 등 허위정보를 수집한 뒤 지난해 4월 C씨에게 남편의 비리를 알려줬고 결국 B교수 부부는 5월 말 이혼했다.
김씨는 이도 모자라 지난해 12월 B교수의 제자와 대학 총학생회 간부 등을 만나 자신을 '행정고시에 합격한 경찰청 보안과장'이라고 소개한 뒤 "1년간 B교수의 여자관계, 연구비횡령, 논문대필 등 비리를 내사해왔다"며 "알고 있는 B교수의 비리를 말하지 않으면 당신도 당한다"고 협박, 거짓 자백을 받아낸 뒤 이 같은 허위 정보를 지난 2월 팩스로 대학 총장실과 총학생회 앞으로 보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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