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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강력반 형사다"/나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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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강력반 형사다"/나 크

입력
2003.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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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가지를 다 쳐내고 피비린내 나는 마약 현장 한가운데로 돌진하는 강력반 형사들의 거친 숨소리가 느껴지는 작품. 웃음기나 멜로 따위는 밀쳐두고 마약이 인간을 파멸시키는 과정을 추리물 형식을 빌어 박진감 있게 그렸다.문제 투성이 형사 두 명이 짝패를 이뤄 마약 사건 수사 도중 숨진 형사 캘비스의 살인범을 추적한다. 얘기는 간단해 보이지만 범인을 쫓는 형사 두 명의 입장과 이미 숨진 형사의 입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

디트로이트 비밀마약수사대(Undercover Narcotics Officer) '나크'에서 암약하던 경찰 캘비스가 마약거래상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한다. 총기오발 사고로 임신부를 숨지게 했다가 정직당한 닉 텔리스(제이슨 패트릭)와 용의자를 함부로 다루기로 악명 높은 헨리 오크(레이 리오타) 경위가 범인 검거조로 짝을 이룬다. 닉은 반장에게 "저런 미친 개하곤 싫소"라고 투덜거리고, 헨리는 닉 면전에서 "(뒤를 캐려고) 내사과에서 보낸 거 아니야?"라고 윽박지른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불협화음을 일으키지만 닉은 사면 및 복직이 절실하고 헨리는 절친한 동료의 죽음에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 둘은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다. 용의자들의 본거지를 덮친 끝에 그들은 문제의 단서를 찾지만, 닉은 사건 배후에 의외의 손길이 뻗쳐있음을 깨닫는다. 캘비스를 죽인 것은 과연 누구인가.

영화의 매력은 무엇보다 스크린을 뚫고 나올 듯한 두 형사의 박력 있는 캐릭터. 언제라도 죽을 수 있는 위태로운 마약 거래의 현장, 음모와 정치적 거래가 춤추는 경찰의 최전선에서 두 형사는 살얼음 위를 걷듯 앞으로 향한다. 선과 악, 정의와 탐욕, 의리와 배신을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에 금방이라도 얼음이 꺼져버릴 듯한 긴장감이 감돈다.

먼저 주목할 인물은 레이 리오타. 복잡한 과거사와 난마처럼 얽힌 사건의 단서를 무거운 코트 뒤에 숨긴 오크 경위 역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속도감 있는 갱 영화 '좋은 친구들'(1990)에서 폭력 조직의 별로 떠올랐다가 동료들을 배신하는 헨리 역을 맡아 로버트 데니로, 조 페치 등 대배우들과 호연을 펼쳤다. 프로듀서를 겸한 이번 작품에서 그는 몸무게를 14㎏이나 늘려 광기에 사로잡힌 형사 역을 열연했다. '좋은 친구들' 이후 가장 인상적인 연기라는 게 중평이다. 사건의 진실을 향해 한걸음씩 조심스레 다가서는 제이슨 패트릭은 다혈질인 오크와 대조를 이루며 조금만 더 잡아당겨도 끊어질 듯한 팽팽한 연기 대결을 펼친다.

신예 감독 조 카나한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할리우드 정상의 배우로 꼽히는 톰 크루

즈가 제작했다. 두 사람은 내년 개봉 예정인 '미션 임파서블 3'에서 감독과 제작자로 다시 호흡을 맞춘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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