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악재'로 위기에 몰리는 듯했던 현대상선 주가가 하반기 해운업황의 호전 전망에 따라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3월 21일 관리종목 지정을 전후해 1,000원대 초반을 오갔던 주가는 최근 지속적 상승 끝에 3,000원대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9일 거래소시장에서 현대상선은 전날 대비 125원 오른 2,985원에 마감돼, 3,000원선을 상향 돌파했던 지난달 중순의 상승세가 재연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선의 상승세는 무엇보다도 해운 업황의 강력한 개선 전망에 따른 것. 관리종목 지정에 따라 공식 분석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안정에 따른 비용절감, 운임 상승 및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있는 점에서 하반기 중 펀더멘털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투자회사인 현투증권의 매각 성사 가능성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도 주가에 미리 반영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대북송금 특검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점을 감안할 때, 3,000원 수준의 현 주가는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 한 전문가는 "아직 대북송금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가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면서도 "업종 라이벌인 한진해운 주가가 1만원선을 넘은 것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현대상선 주가는 한진해운 주가의 절반 수준을 유지해왔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 자체로는 긍정적인 주가전망이 가능하지만, 대북문제로 인해 펀더멘털의 기반 자체가 훼손됐을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감사보고서 제출 결과 대북송금 문제 등으로 인한 감사자료 미 제출 또는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고 같은 달 21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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