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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모은 세계각지 구슬로 목걸이展 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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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모은 세계각지 구슬로 목걸이展 열어요"

입력
2003.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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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회학 전공의 노 여교수가 30여년 간 모은 세계 각지의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어 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인숙(64·국민대 사회대 교수)씨가 5일부터 19일까지 성곡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구슬 목걸이 이야기' 전을 보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 옛말이 실감난다."막상 전시회를 여니 송구스럽고 조심스럽습니다. 괜히 남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요."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구슬을 좋아했던 김씨는 국내는 물론 외국을 여행할 때마다 제일 먼저 벼룩시장이나 골동품 상점을 찾았다. "낙이 구슬 모으는 것"이었다. 인도 봄베이의 골동시장, 멕시코의 일요 시장이 가장 강렬하게 그의 호기심을 붙들었고 뉴욕, 런던은 물론 아프리카 튀니지, 모로코에까지 구슬 사냥은 이어졌다. 물론 그가 모은 구슬은 호화로운 보석 종류가 아니라 각지의 원석을 깎아 만든 것이거나 평범한 유리 구슬, 은이나 동으로 만든 방울 등이다.

"인도는 열 다섯 번이나 찾아갔습니다. 인도나 남미의 옛 구슬들은 요즘처럼 기계로 깎는 것이 아니라 다 사람 손으로 깎았습니다. 그래서 사람 냄새가 함께 묻어오지요. 모으다 보니 이 구슬들을 꿰어 좋은 주인 만나게 내보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전시를 준비하면서는 거의 매일 새벽 4시까지 작업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전시에 내놓은 작품은 목걸이, 브로치 등 350점. 김씨는 전시 수익금으로 자신이 직접 티베트와 인도에서 선발해 온 장학생들을 돕고 사회복지단체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미국 오클라호마대, 뉴욕대를 나와 연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씨는 여성 출소자들의 재사회화 과정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조해형 나라기획 회장이 남편이다.

"전시를 열고 보니 우리 사회에 저처럼 구슬을 좋아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분들이 동호회를 만들자는 제안도 하더군요. 젊은 디자이너들은 여러 가지 정보를 묻기도 하구요"라고 말한 김씨는 동호회 구성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kinsuk@chollian.net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사진 최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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