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은 무리하지 않겠다. 잘못하다간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9일 부상자명단에 다시 오른 뒤 측근에게 이같이 말하며 사실상 올 시즌 '포기' 의사를 내비쳤다. 박찬호는 이 측근에게 "5년 장기 계약을 맺은 텍사스 구단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차라리 올해 몸을 추스른 뒤 나머지 3년 동안 보답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라며 '추후'를 기약했다. 그의 주변에서도 "고질적 허리 부상과 함께 오른쪽 옆구리도 심각한 상태임이 확인됐다. 올 시즌 회생은 물 건너 갔다"고 전망했다.
그 동안 한번도 아프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지 않았던 박찬호는 이번엔 부상에 대해 적극 털어놓는 등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애써' 알리고 있다. 특히 어머니와 텍사스에서 함께 살고 있는 박찬호는 "어머니 얼굴 보기도 부담스럽다. 휴식을 취한 뒤 새로 출발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박찬호는 지난 시즌 전반기 2번의 부상을 극복한 뒤 후반기 무리하게 등판한 후유증에 시달려 왔으나 몸값 등 책임감 때문에 가능한 등판 기회를 노려 왔다.
8일 박찬호의 투구 내용을 지켜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허리와 옆구리가 아프니 공을 뿌리기는 커녕 억지로 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박찬호 특유의 '잘 해야 된다'는 결벽증과 부담감이 부상을 키워왔다 "며 "LA 다저스 투수 케빈 브라운처럼 드러누워 몸을 회복한 뒤 내년을 기약하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메이저리그에서 장기 계약을 맺은 뒤 부상으로 1,2년 쉬는 선수들은 적지 않다. 뉴욕 메츠의 모 본 등도 충분히 몸을 추스른 뒤 재기에 성공했다. 박찬호가 언제 부상을 훨훨 털어내고 마운드에 복귀할 지 주목된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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