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불행했던 과거사를 상기시키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나올 때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국민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면서 "방위안보법제(유사법제)와 평화헌법 개정 논의에 대해서도 의혹과 불안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일본 중의원 본회의 연설에서 원고에 없던 '의혹과 불안의 눈으로'를 추가해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또 "이와 같은 불안 등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면 일본은 아직까지 과거의 숙제를 다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양국이 과거사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서로 돕는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이 '전후세대'임을 강조한 뒤 "나는 한일 양국이 공동의 목표로서 '21세기 동북아시대'를 함께 열어갈 것을 제안한다"면서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야말로 양국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이야기해야 할 공동의 미래"라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21세기 동북아시대를 실현해 나가려면 누군가가 나서야 하며 그것이 바로 한국과 일본"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위해 먼저 해결할 과제는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핵 보유를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이 문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 모두에서 (대북 압력과 관련된) 말을 해 당황했다"면서 "대화와 압력이란게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는 한국은 대화에 무게를 뒀다고 토를 달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박4일간의 일본 국빈방문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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