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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바이코리아… "빅6" 쓸어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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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바이코리아… "빅6" 쓸어담기

입력
2003.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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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장의 화두(話頭)는 단연 외국인이다. 경기 둔화와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도 아랑곳 않고 한국 시장에서 사뭇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열흘 남짓 사이 1조원이 넘는 외국인 순매수의 중심에는 우리 증시를 대표하는 이른바 대형 블루칩 '빅6'가 자리잡고 있다.삼성전자·SK텔레콤·국민은행·POSCO·현대차·LG화학 등 정보기술(IT) 제조업과 금융·수출·산업소재 업종을 대표하는 이들 기업 주가는 최근 외국인들의 '러브콜'에 힘입어 연일 상승하면서 그동안 코스닥 개별주와 중소형주에 내줬던 증시 주도주 자리를 되찾고 있다. 외국인들이 경기흐름에 민감한 이들 기업 주식을 사는 것은 2분기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방증인 동시에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을 낙관하는 증거이기도 해 증시 상승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장주 상승 주도

9일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3.15% 상승하며 5개월 만에 34만원 벽을 돌파했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29만원에 머물던 주가가 어느새 올 1월 3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가(34만9,500원)에 근접한 셈이다.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한 5월 28일 이후 전체 순매수액의 36%에 가까운 3,600억원을 삼성전자 매수에 쏟아부었다.

철강재 가격을 인상한 POSCO도 4.74%가까이 올라 12만원을 회복했고, 현대차는 자동차 내수 둔화에도 아랑곳 않고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0%나 급등했다. SK텔레콤과 국민은행도 각각 SK글로벌 처리 문제와 카드채·연체율 증가 등으로 발목이 잡혀 있긴 하지만 투자 심리가 호전되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

경기 회복 신호탄인가

대형 블루칩의 주가상승은 기업 자체 요인보다는 미국발 훈풍에서 출발한다. 미국 IT부품 출하·재고 비율 증가와 컴퓨터 관련부품 주문 증가 및 이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등이 기술주와 국내 수출 주도주의 추가 상승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들이 올 2분기 경기 바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며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등 증시 주변 여건이 변화하면서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경기방어 중소형주(식음료·인터넷 등) 대신 시장관심이 수출관련 블루칩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하기보다 길목지키기

내수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경기 부양이 아직 남아있고 안전자산에 맴돌고 있는 시중 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면 유동성 장세가 모멘텀을 얻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블루칩은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거래소와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이 현재 300조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380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은 엄청난 금액"이라며 "이 중 1%만 증시로 이동한다면 현 고객예탁금 기준으로 대략 40%정도의 자금이 유입돼 700선 이상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12일 트리플 위칭데이(선물·옵션·개별옵션 동시 만기일)를 감안한 대형주의 프로그램 청산 매물을 감안한다면 긴 안목으로 주가가 조정 받을 때보다 싼 값에 매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아직 시중자금이 증시로 이동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고, 미국 증시의 상승랠리와 외국인의 매수세도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수급 상황 불균형으로 인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을 이용한 저가 매수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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