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맨' 데이비드 듀발(사진·미국)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내기 골프를 한다면 핸디캡을 몇 개나 받아야 할까. 올 시즌 기록으로만 본다면 5개 이상은 넉넉하게 챙겨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듀발의 올 시즌 라운드당 평균 타수는 73.89타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 가운데 맨꼴찌. 이에 비해 우즈는 68.44타로 1위를 달리고 있다.듀발이 누구던가. 1999년 우즈가 골프황제에 등극한 이후 유일하게 세계 랭킹 1위를 빼앗으며 양강체제를 이끌어가던 '넘버2'였다. 그러나 듀발의 올 시즌 성적표는 그야말로 F학점 투성이다. 11번 대회에 참가해 9번이나 컷오프 된데다 페어웨이 안착률(46.3%)과 그린적중률(52.6%) 모두 최하위 수준(182위)에 맴돌면서 80타 이상의 스코어로 망신을 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던 듀발이 PGA투어 FBR캐피털오픈(총상금450만달러)에서 부활을 알리는 '기적의 샷'을 날렸다. 7일(한국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포토맥의 애브널TPC(파71·7,005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듀발은 보기없이 9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면서 62타의 맹타를 터뜨렸다. 첫날 74타로 컷오프 위기에 몰렸던 듀발은 이날 선전으로 중간합계 6언더파 136타로 선두인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에 2타차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허리부상과 약혼자와의 결별에 이어 귓속 기관 이상에 따른 어지럼증 등 부상과 불운에 시달리던 듀발이 2001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2년만에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8일 열릴 예정이던 3라운드는 폭우로 9일로 순연됐다. 최종라운드는 10일에 치러진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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