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합니다. 누구를, 또한 무엇을 기다린다는 건 설레임을 가져다 줍니다. 한국일보를 통해 첫 만남을 가졌고, 오늘 가입을 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많은 책을 읽지 못해서 늘 아쉬웠는데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매일 아침 아름다운 글로 하루를 시작하겠습니다."(sunghi1276)4월28일부터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한국일보 1면에 연재되기 시작한 이후 독자들의 가장 큰 반응은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아침편지의 오랜 가족들은 이메일로 배달되는 편지를 지면에서 다시 찾아 읽고 있다. 한국일보 독자들은 지면에 실리는 편지를 읽고 아침편지의 새 가족이 됐다.
연재를 시작할 당시 80만여 명이던 아침편지 가족은 한 달 만인 5월27일 90만 명을 넘어섰다. 고도원씨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아침편지 가족은 6월 말로 100만 명이 넘는 대가족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일보와 아침편지의 만남이 가져온 놀라운 시너지 효과이다.
고도원씨는 한국일보 연재 후의 일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이라크 전장에 갔던 박노해 시인이 귀국한 날 나눔문화재단에서 문화계 등 각계 인사 120여 명이 참가한 모임이 있었습니다. 첫 대면하는 분들도 많아서 서먹했는데 주최 측에서 명찰을 달라고 나눠주더군요. 내 이름이 적힌 명찰을 달자, 참가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일보에서 아침편지를 잘 읽고 있다'며 새삼 다시 인사를 하더군요. 신문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고씨는 한국일보 연재 이후 아침편지의 가장 큰 변화는 우리 사회 여론지도층, 오피니언 리더들도 편지를 읽게 된 현상으로 꼽았다. "왜 많은 매체 가운데 한국일보에 연재하는가 하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습니다. 나는 연재를 시작하면서 밝혔듯 그때마다 가장 공정한 신문, 가장 뚝심 있는 신문에 아침편지를 연재하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모두들 공감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아주 유쾌합니다."
"이메일에 익숙하지 않거나 바쁜 일상에 쫓겨 이메일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없는 분들도 신문은 읽지요. 1면에 실리는 아침편지에는 금방 눈길이 가고, 1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하루의 청량제 같은 글귀를 읽을 수 있지 않습니까"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일보 독자들의 반응도 그렇다. 한 주일이 시작되는 월요일에는 꿈과 희망을 북돋아주는 경구, 주중에는 생활에 용기와 힘을 주는 밝고 따뜻한 글귀, 주말에는 우리 삶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서정적 구절을 싣는 아침편지의 리듬은 독자들에게 그대로 하루하루의 활력이 되고 있다. "우연히 한국일보를 보게 되었는데, 이런 좋은 선물을 받으려고 그랬나 봅니다. 출근해서 제일 먼저 만나는 반가운 친구입니다. 감사합니다. 참 '아마동'(아침편지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세한 알림 부탁드립니다. 달리기를 무척 사랑합니다."(sojoung59)
한국일보와 아침편지 웹 사이트에는 아들에게 아침편지만은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는 어머니, 대학에서 동료 학생들이 볼 수 있게끔 아침편지가 실린 한국일보를 게시한다는 대학생, 아침편지가 세계인에게 배달되기를 바란다는 사람들의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함을 전합니다. 인생을 바꿀만한 좋은 글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행운입니다. 아침마다 배달되는 아침편지로 영적인 마음을 가꾸어 너무도 충만하기에, 오늘도 내 아들에게 이 글만은 아침에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였답니다. 젊은이들에게 짧지만 정말 꼭 필요한 양식을 전해주심을 감사드리고, 한국일보 연재하심을 축하드리며 이 글을 올립니다."(sooktu)
"전 부산에 사는 대학생인데요. 지금은 학교 정기간행물실에서 일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거의 20여 종에 가까운 신문들을 학생들이 볼 수 있게끔 정리해 게시하곤 하는데, 언제부턴가 한국일보 1면에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게재되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듯 읽었는데 도서관에 앉아서 이런저런 상념에 잠기다 보니 다시금 보게 되더군요. 그래서 오늘 생각나서 늦은 밤 아침편지 식구로 가입하고 인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좋은 글귀와 이야기를 고르시기가 쉽지 않을 텐데… 수고하세요."(dohadan―5)
"축하합니다. 한국일보에 우리 고도원의 아침편지가 실리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읽어서 마음이 맑아지고 생활이 밝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침편지가 세계인 한사람 한사람에게 전달되어 밝은 사회가 되도록 기원하겠습니다."(yschoi)
아침편지가 한국일보에 게재되면서 다른 많은 언론이 앞다투어 비슷한 형태의 고정란을 만드는 등 하나의 신드롬이 됐다. '… 편지' '… 레터' 등의 난이 그것이다. 고씨는 "한국 신문 사상 최초로 1면에 신작 시를 게재하는 등 언제나 앞서나갔던 한국일보 지면 혁신의 힘이라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씨가 처음 몇몇 지인들에게 편지를 띄우기 시작한지 1년 10개월, 그리고 한국일보에 연재된 지 불과 40여일 만에 아침편지는 이제 가정의 아침 식탁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고씨의 표현대로 '깊은 산 속 옹달샘' 같은 신선한 메신저다. 이메일로 배달되는 아침편지는 말미에 언제나 꼭 같은 말 한 마디를 달아 배달된다. "오늘도 많이 웃으세요!"
/하종오기자 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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