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국제도량형국(BIPM)에 보관된 1㎏의 '국제 원기(原器)' 질량이 점점 늘어나자 과학자들이 ㎏을 안정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방법 모색에 고심하고 있다.현재 우리가 쓰는 국제단위계(SI·흔히 미터법이라고 부른다)는 프랑스 대혁명 때인 1790년 프랑스가 제정한 십진 미터법에 기초한다.
1875년 5월 프랑스 등 17 개국이 국제미터조약에 조인(우리나라는 1959년 가입)함으로써 미터법이 국제적인 단위 체계로 인정받게 됐다.
이 가운데 질량 단위인 1㎏은 처음 섭씨 4도에서의 물 1ℓ 질량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물의 질량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도량형위원회는 1889년 밀도가 21.5g/㎤인 백금(90%)과 이리듐(10%)의 합금으로 만든 지름과 높이가 각 39㎜인 1㎏짜리 실린더 모양의 국제 원기를 만들어 기준으로 삼았다.
그런데 이 국제 원기를 다른 검증 원기와 세 차례에 걸쳐 비교한 결과 질량이 아주 미세하지만 조금씩 늘고 있어 더 이상 '기준'으로 삼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질량의 증가는 국제 원기 표면의 산화와 공기속의 이온 흡착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의 질량이 변하면 힘, 압력 등 ㎏을 기준으로 정의하는 다른 국제 단위도 달라질 수 있어 문제가 된다.
현재 검토중인 방안은 크게 3가지. 우선 실리콘, 금, 탄소 등 특정 원소의 원자 수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
둘째는 완벽한 공 모양의 1㎏짜리 실리콘 결정체를 만들어 그 안에 있는 원자 수를 세어 이를 표준으로 삼는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와트 저울(Watt balance)' 등 복잡한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1㎏의 표준 정의로 삼을 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우갑 책임연구원은 "질량 등 국제단위를 국제비교실험을 통해 인정을 받으면 한 나라에서 생산한 물체의 규격을 다른 나라에 수출할 때 상호 인증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도움말=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우갑 책임연구원, 강기훈 책임연구원>도움말=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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