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이 가까워진 아침편지 독자들은 그야말로 한 가족 같은 인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아마동'(아침편지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서울 종합운동장 옆 탄천 둔치에 모여 7㎞를 달린다. 3권 이상 책을 읽고 좋은 구절에 밑줄을 그어 보내준 독자들을 시상하는 '책 읽고 밑줄 긋기 대회'는 아침편지가 펼치는 새로운 독서운동이다. 3월에는 아침편지 가족 35명이 유럽 5개국을 27일간 여행하며 한 식구로서의 체험을 하기도 했다.'몽골에서 말 타기' 여행은 이 같은 아침편지 식구를 위한 프로그램 중 고도원씨가 가장 애써 준비해 온 기획이다. "몽골의 푸른 대초원에 광대한 캠프를 차려 놓고 함께 숙식하면서, 말 타기에 능숙한 몽골 청년 남녀 한 사람씩과 짝을 지어 말 타기를 연마하며 여행하는 것"이라고 고씨는 소개한다. "강인한 심신의 단련으로 하늘을 가를 수 있는 호연지기를 기르자는 것입니다."
7월20일부터 12박 13일 동안 열리는 몽골에서의 말 타기 프로그램은 지난달 26일 참가자 모집 공고가 나가자마자 응모가 쇄도, 150명의 참가자를 선발했다. 20·30대를 70∼80% 포함하고, 의사 약사 간호사 등 의료진과 여행작가, 사진가, 기상나팔을 불 수 있는 악사, 경락이나 스포츠마사지 자격이 있는 사람을 우선 선정한다는 공고가 나간 후 남녀노소 각계각층이 이메일을 통해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 사연들 또한 감동적이고 흥미롭다.
"매일 아침 배달되는 '마음의 비타민'을 어디에 가든 거르지 않고 꼬박꼬박 챙기면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45세"라고 자신을 소개한 대구의 한 어머니는 20세 아들, 15세 딸등 세 가족이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사연을 보냈다. 스스로를 38세 미혼여성이라고 밝힌 한 가정의학 전문의는 "오랫동안 꿈꿔 오던 그림 공부를 위해 병원을 그만두었다. '나는 누구인지' 찾고 싶어서 불교 공부도 시작했다"며 "몽골 초원을 달리며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느끼며 내가 만든 세상 울타리를 부수고 낯선 세상에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를 얻고 싶다. 그리고 아침편지 가족들과의 만남으로 낯설음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생 이상으로 참가자 나이를 제한했지만 한 중학생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인도 배낭 여행을 했고, 중 1때는 아프가니스탄에 자원 봉사를 가려 했지만 부모님의 만류로 이집트 여행으로 바꾼 경험이 있다"며 "꼭 가고 싶다"고 밝혀 예외적으로 참가자에 선정됐다. 유전공학을 전공하는 대학 4년생은 "내 꿈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농업인이 되는 것"이라며 "부모님의 반대 등으로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 이번 기회에 아침편지 식구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참가 동기를 밝혔다. 게임회사에서 일한다는 한 28세 여성은 프로그래머인 한 살 연상 남자 친구가 대학원 진학을 놓고 고민한다고 밝힌 뒤 "몽골 말타기 여행에 나는 안되더라도 우유부단한 성격의 이 남자친구는 꼭 선발돼 많은 것을 배우고 왔으면 좋겠다"는 사연을 보냈다. 편지 말미에 "저희는 결혼을 생각할 나이, 둘 다 선정된다면 인생의 너무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될 것"이라고 애교스럽게 밝힌 이 커플도 참가하게 됐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초원을 누비며 삶 전체를 향한, 그리고 일상을 관통하는 더 넓은 시야를 획득해 그것을 실천하겠다는 사람들이다. 아침편지는 그 꿈과 의지를 북돋는 매개체다. 한국일보는 몽골 말 타기 여행을 동행 취재, 아침편지 가족들의 호연지기를 생생하게 전달할 계획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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