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정부가 주한미군 2사단을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키로 합의한 것은 용산기지 이전과는 달리 우리 안보환경을 크게 바꾸는 일이다. 즉 용산기지 이전은 한국인의 요구에 따라 합의된 것이지만, 2사단의 후방 재배치는 미국의 요구를 한국이 수용한 것이다.2사단 재배치는 미국이 9·11테러와 지난 이라크 전쟁 이후 달라진 군사전략에 부응하여 해외주둔군의 기동력을 높이고 인명피해를 줄이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분쟁지역에 언제든지 투입하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동력 위주로 전력을 개편하고 있다.
이런 미국의 의도를 이해하더라도 2사단의 재배치는 우리 국민에게 불안과 억측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우선 미 2사단은 50년 한미동맹의 상징적 존재이자, 한미연합전력의 핵심이다. 그러니 2사단을 휴전선 방위 임무에서 빼내는 것은 국민에게 심리적 불안을 줄 것이다. 그 불안의 한구석에는 미국이 자국민의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북한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도 포함되어 있다.
최근 월포위츠 미국방부 부장관은 서울에서 한국의 방위비 증가를 요구하면서 주한 미군의 전력증강에 110억달러 투입계획을 밝혔다. 윤영관 외교부 장관은 2사단의 후방 이동엔 5년 이상 걸린다고 했다. 이처럼 2사단 후방배치는 막대한 돈과 시간이 들어간다. 한국으로서도 경제적 부담과 부지 확보 등 해결해야 할 일이 만만치 않다.
미국의 전략적 이해에 따라서는 2사단의 상당병력이 한국을 떠날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미 2사단의 후방 재배치는 한국이 자주국방에 근접하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한미연합 방위능력이 우리 안보의 대들보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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